《살고싶지 않은 이 나라.》
☆죽 쒀서 개 주는 꼴이다.

제22대 국회의원을 뽑는 4.10 총선 결과가 108:192, 국민의힘 여당의 참패로 나타났다.
그나마 걱정했었던대로 개헌 저지선 100석은 무너지지 않았으니 천만다행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이 무얼 그리 잘 못 했을까?
물가가 많이 올라서?
검찰 출신들이 자리를 많이 차지해서?
대통령 부인이 문제여서?
북한에 굴종하지 않아서?
역대 어느 정권치고 그 정도의 문제가 없었던 정권이 있었던가?
우파의 몰락이느니, 한국 주류정치의 변화라느니 여러 관점의 진단과 말들이 있지만, 다 틀린 엉뚱한 소리로 들린다. 여러말 필요없이 우리 사회의 좌경화가 원인이 아닌가 한다.

그것을 부정하고 싶겠지만 그리고 우리 스스로는 잘 모르겠지만 가랑비에 속옷 젖는다는 말대로, 우리는 이미 오랜 시간 좌파들의 이념 정치에 선동되고 세뇌되어 서서히 좌파적 사회주의 이념에 젖어버렸다.
예컨대 평등과 공정 그리고 기본권이라는 말들로 포장되어 발현된 선심성 복지예산의 남용, 노동 사회단체에 대한 무차별적 지원 등의 정책에 길들어 국가주도의 공짜 배급 등에 익숙해져 버렸다.
나눠주기 그것이 평등의 사회주의 이념 교육이었다

좌파들은 끈질기고 집요하게 이 나라의 좌경화에 힘을 쏟아 왔다.
무기력한 자유 우파들은 설마 설마 하면서 경계심 하나 없이 안주하였다. 절박함이 없었다. 밤잠 안 자고 쎄가빠지게 일해서 나라를 이만큼 만들었건만 죽 쒀서 개준다는 말을 절감하게 된다.

좌파 저들은, 역대 자유 우파 정권을 부정하고, 근 현대사의 왜곡과 굴절된 역사관 주입, 박정희,이승만,전두환 등에 대한 독재자 또는 악마화 프레임의 끈질긴 세뇌와 교육, 산업화 가치의 경시와 산업화 세력의 홀대, 노동단체의 정치세력화 지원, 기업가 또는 대기업에 대한 적대 풍조의 확산, 기업가와 근로자의 대결구도 고착화, 대기업 해체와 주한미군 철수의 주장, 군 전력의 무력화 정책 등을 실제적으로 결행하였다.

서욱 국방장관, 김창용 경찰청장, 류삼영 경찰서장 등 친북 좌파적 이념으로 무장된 군.경찰이 독버섯처럼 퍼져 군.경찰 수뇌부에조차 존재하는 사실을 우리가 확인하면서도 우리는 그냥 무심히 바라만 보았다.
그 가운데 경찰서장들을 모아 자신이 몸담았던 경찰조직의 등에 칼을 꽂는 반역을 시슴치 않았던 반역자 류삼영이라는 좌경화된 경찰은 이재명의 눈에 들어 국회의원 공천을 받아 자칫하면 국회의원이 될 뻔하였으니 이게 정상의 나라인가?
6.25 때 붉은완장 차고 죽창든 머슴이 군 인민위원회 위원장으로 앉았던 꼴에 다름없다.

그러나 무기력한 자유 우파들은 설마 설마하면서 경계심 하나 없이 현실에 안주하였고 절박함이 없었다. 기득권 세력이라는 오명아닌 오명을 뒤집어쓴 채 그저 조금 가진 현실과 조금 안정된 그것으로 현실에 안주하여 나라의 미래와, 저변으로부터의 정치 이념적 공작에 대한 눈치마저 채지 못하였다.

어쩌면 이번 4.10총선은, 자유대한민국 체제를 포기하고 사회주의 체제를 선택한 것이나 다름없는 체제전환의 국민적 선택이 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
이제 저들은 체제 전환을 위한 개헌을 시도 할 것이다.

이번 4.10총선은 양두구육(羊頭狗肉), 위선과 가식, 부도덕의 화신인 曺國 등 좌파 사회주의자들 그리고 공산주의 간첩들이 대한민국 국회를 장악한 망국적 사건이다.
설마가 절대로 절대로 아니다.
조금 두고 보면 그야말로 한 번도 보지 못한 나라를 보게 될 것이다.
이재명은 돌아앉아 또 히죽히죽 말할 것이다.
"개.돼지들은 여전히 개.돼지야"

이재명, 조국, 정청래, 추미애 등을 또 보면서 살아야 하는 것이 너무 슬프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없이 원망스럽다.
이제는 이재명, 조국을 하루속히 감옥에 넣는 일만 마지막 희망으로 남았다.
혹여 그것마져ᆢ불안이 앞선다.
구국의 판사 하나쯤 있기를 염원할 뿐이다.

살고 싶지 않은 이 나라에 살아야 하는 것이 너무 슬프다. 오늘 손녀와 아이들이 집에 온다는데 우리 아이들이 걱정이다.
(2024. 4. 12 박종판)

내가 외로울때^^

누군가 나에게 손을 내민것 처럼
나또한 손을 내밀어 누군가의 손을 잡고싶다

그 작은 일에서 부터
우리의 가슴이 뜨거워 진다는것을 새삼 느껴보고 싶다

그대여 이제 그만 마음 아파하렴^^

많은 말이 아니더라도
“힘내”라는 말 한마디에 위로를 받는다

따스한 눈빛, 눈을 마주하고 있지 않아도
서로의 표현 한마디에 위로를 받고 힘을 얻는다

나 또한 누군가에게
손을 내미는 마음으로 아침글을 준비한다

우리들은 스스로 알지 못하는 사이에
그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위로가 되고 있을거예요

목요일 입니다^^

부디 당신의 행복한 시절이 아직 오지 않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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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3년 동안 우리
나라를 지배한 중국!

이런 중국엔 무조건
셰셰?

우리를 중국의 지배로
부터 독립 시킨 일본!

1895.4.17일 청일전
쟁에서 패한 중국이 시
모노 세키조약에서 조
약서 한국 독립 첫 서명.

이런 일본은 친일 프레
임으로 무조건 배척?

우리를 일제 36년
에서 독립시킨 미국!

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
한 미국이 일본 천황의
무조건 항복을 받은 1945.8.15일 이다.

https://cafe.naver.com/ok5262/453
 

중국과 일본 누가 더 원수인가?

♥중국과 일본은 한국에 어떤 나라인가♥ 조선시대 부터 중국과 일본은 우리나라 지배기간 비율이 중국 503년 : 일본36년 이다. 우리에게 일본이 더 큰 원수국인가, 중국이 더...

cafe.naver.com

 

 

풍류야화 자동선(제20화)

 
 

그들은 말 대신에 손을 잡았다.

“밤공기가 차옵니다.”

독수리가 병아리를 채가듯 제일청이 사가정을 품고 내실로 들어갔으며 사가정은 제 내실인 냥 들어가자마자 벌러덩 자빠진다.

“사가정 나으리, 잠이 드시면 아니 되옵니다. 소첩이 준비한 해장국을 드시고 자동선 집으로 가셔야 되옵니다.”

“그게 무슨 소리냐? 이제 한숨 자야지. 너도 이리 오너라! 또 자동선 집으로 간다는 말이냐?”

천하의 사가정이 술을 더 마시지 않고 잠을 자겠다고 했으며 지금쯤 영천군과 자동선은 화촉동방을 치르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제일청아! 너나 가려무나. 나는 여기서 한숨 자야겠다.”

제일청이 끓인 해장국과 술병이 있는데도 사가정이 본 척도 않으며 영천군 월하빙인 노릇하느라 너무 지친 듯하다.

하지만 제일청의 등살을 이겨낼 사가정이 못되며 해장국과 술병을 비운 사가정은 제일청을 앞세워 자동선 집으로 향하였다.

영천군도 마침 해장국을 먹고 차를 즐기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영천군의 표정에 먹구름이 끼여 있다.

사가정이 상상했던 엊저녁에 뜨겁고 아름다운 화촉동방을 치르지 못했던 것이다.

“영천군 나으리, 어젯밤에 잘 주무셨는지요?” 사가정의 깍듯한 아침인사다.

“허허허, 그러했소이다!” 기분이 착 가라 앉은 목소리고 사가정이 그동안 영천군한테 기분이 나쁠 때 듣던 그 목소리다.

“사가정 나으리 오셨어요?”

자동선의 목소리는 영천군과는 정반대로 경쾌하고 기분좋은 목소리며 그녀의 표정은 흡사 무지개 빛깔 같다.

“소첩 영천군 나으리의 기분을 푸시게 '자하동'(紫霞洞)곡을 불러드리겠나이다.”

집은 송산(송악산) 자하동에 있고/ 은구름 중화당에 서로 접해있네./

오늘의 기영회 소식 즐겨 듣고/ 한 잔 불로주 드리려 왔소./

한 잔 마시면 천년 더 사시리니/ 한 잔 들고 또 한 잔 드시라. 여러 손님들...

고려문인 채홍철(蔡洪哲)의 무제(無題)다.

제일청의 거문고 음률은 송도에선 적수가 없으며 퇴기로 물러나 있으나 중요 연회석엔 제일청이 초청되어 거문고 솜씨를 뽐낸다.

젊었을 때는 미색과 노래와 춤으로 명기로 떨치더니 이제 나이 들어 청교방 뒷골목에서

장죽에 엽초나 태우고 있을 신세이나 뛰어난 거문고 음률로 오히려 격조 높은 노년을 즐기고 있다.

사가정과 관계를 맺은 것도 거문고가 매개체가 되었고 사가정의 시에 제일청의 거문고가 만나면 꾀꼬리가 춤을 춘다는 우스갯소리까지 청교방 거리에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사가정이 송도에 발길이 뜸해지자 그 우스갯소리가 사라지고 제일청의 거문고 인기마저 시들해졌다.

그런데 지금 그 절정의 음률이 되살아났으며 자동선이 춤을 추고 사가정의 시낭송과 제일청의 거문고에 영천군은 천국에 온 듯 넋을 빼앗겼다.

자동선과 아름다운 화촉동방을 못치뤄 침울해 하는 영천군을 위한 단독 연회고 단독 연회가 끝이 났어도 영천군 특유의 환한 얼굴이 아니다.

사가정은 언제나 영천군 앞에서는 기쁨과 행복감을 만들어주는 어릿광대를 자임해왔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다.

그렇게 해주어야 자신도 즐겁고 죽마고우로서 소임을 다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제일청의 거문고 솜씨는 젊어서 한창 절정일 때 보다 음률이 더 아름답소이다. 그동안 기명(妓名)만 알았지 성씨조차 몰랐네요. 성씨가 무엇이요?”

“예 나으리. 소첩의 성씨는 여(呂)씨 옵니다.”

“여시라... 입구자 두 개를 포개 놓은 여씨 말이요?”

“예 사가정 나으리. 그러하옵니다.”

“허허! 거참 제일청은 윗입보다는 아랫입이 크구만. 그렇지 제일청?”

“그것을 어찌 아셨습니까?”

“척 보면 알지 그런 것도 모르는 풍류객이 어디 있소이까? 여자가 윗 입구보다 아래 입구가 더 크지 않소.”

“사가정 나으리는 못 당해! 소첩이 당했네요.”

영천군은 이때서야 박장대소를 하면서 다시 자동선의 손을 꼭 잡았으며 자동선은 춤을 추어 숨소리가 아직도 높고 사가정의 입담은 계속 되었다.

“옛날에 소금장수와 고추장사가 있었는데 두 남자가 배 한척씩 판돈을 평양 명기한테 몽땅 털렸대.

그 입이 자네와는 비교가 안 되게 커서 배 한척씩 거뜬히 들어갔다는 얘기야.” 폭소가 연거푸 터져 나왔다.

“아무튼 사가정 나으리는 못 당해요. 소첩은 두 손을 다 들었어요.”

“이 사람아, 손만 들어 다행이네. 발까지 번쩍 들고 달려들면 어쩌자는 거야? 그 무서운 꼴을 안보니 다행이야. 내가 내친김에 얘기하나 더 하지.

옛날 어느 마을에 꽃같은 처녀가 있는데 두 청년으로부터 청혼을 받아 부모가 딸에게 의사를 물었더니 두 청년을 모두 남편으로 삼겠다는 거야.

부모가 깜짝 놀라 물었더니 밥은 동쪽에서 먹고 잠은 서쪽에서 자면 되지 않겠느냐?”는 얘기며 소위 동가식(東家食) 서가숙(西家宿) 이야기다.

사가정은 중국고전 '소림광기'(笑林廣記)에 나온다는 얘기로 끝을 맺었고 그때서야 영천군은 오매불망 자동선의 꿈속에서 벗어나 잠시 파안대소 하였다.

영천군의 파안대소엔 자조의 표정이 섞여있고 자동선은 잡혀있던 손을 빼서 스스로 영천군의 손을 잡았다.

어차피 허락할 몸, 너무 속을 썩일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이르러서고 영천군의 손은 체구에 비해 작고 비단결 같았으며 자동선의 손이 오히려 더 억세 보였다.

이때서야 비로소 영천군의 얼굴에 그늘이 걷혔고 사가정도 얼굴에 웃음기가 생겼으며 영천군의 표정이 어두우면 사가정은 이심전심으로 그늘이 생긴다.

자동선을 보기 위해 한양에서 송도까지 왔으나 꼬박 이틀이 지난 뒤 이제 겨우 손을 잡고 따뜻한 정을 나눌 분위기가 되어서다.

자동선과 영천군이 잘 되어야 자신도 제일청과 오랜만에 재회의 회포를 풀 수 있기 때문이며 사가정은 언제고 손을 내밀면 품에 안길 제일청이 있어 밤이 기다려지는 사내다.

하지만 영천군과 자동선은 그런 사이가 아니고 영천군은 영천군대로 왕손의 체면을 중시하고 있으며

자동선은 그녀대로 명기(名妓)의 위신을 지키려 하기 때문이고 이제 그들은 체면과 위신을 조금씩 내려 놓으려하고 있다.

- 21화에서 계속 -

 

이곡동 배실공원에서 
새로 시작하는 연인이 들려보면 좋은 장소
제일 마지막 사진은 쌍간목을 알리는 팻말이고
팻말뒤로 쌍간목 다섯그루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쌍간목이란 나무가 한줄기로 자라나다가
가지가 두 갈래로 갈라지는 나무를 말하는데 
힘든 세상을 살아가며 서로 의지하고 손잡고 걸어가는 
연인 또는 부부를 상징하는 나무라고 합니다

풍류야화 자동선(제16화)

 
 
송악산은 아름답고 웅장하기까지 하며 개성을 내려다봄은 장관이고 쌍쌍이 앉았다.

몇 백년 됨직한 소나무 밑에 두 사내 두 여인이 술잔을 나누고 있으며 신선이 따로 없다.

하늘에는 뭉게구름이 이따금씩 쪽빛 하늘에서 뱃놀이를 하듯 오락가락하며 지루한 여름 한낮을 더욱 여유롭게 만들고 있다.

“영천군 나리, 저렇게 아름다운 개성을 한 폭의 그림으로 그리면 어떠하신지요?”

술잔이 두어 순배 돌자 사가정이 영천군을 바라보며 정적을 깼고 소나무 그늘에서 술잔을 기우리며 처음으로 말문을 열었다.

남자는 남자대로 신나고 가슴이 뻐근한 생각을 했을 것이며 여자는 여자 취향에 맞는 가슴이 뻥 뚫리는 아름다운 생각에 잠겼을 것이다.

그러나 그 생각들은 말하지 않았고 개성을 내려다보며 침묵을 지키고 있는 사이에 사가정이 정적을 깼으며 영천군은 말없이 지필묵을 꺼냈다.

“자동선아! 영천군께서 그림을 그리시니까 너는 거문고 선율에 맞추어 춤을 추거라.”

“거문고가 어디 있나이까?”

“거문고는 내 입안에 있느니라. 어서 거문고 걱정은 말고 춤이나 추거라.”

그런데 문제가 생겼고 속곳 바람의 자동선이 갑자기 불어온 돌개바람에 엉덩이와 계곡의 음문까지 보이고 말았다.

“어머나 이를 어쩌나!”

자동선은 기겁을 하고 바위에 털썩 주저앉았고 두 사내는 신나고 즐겁다는 듯이 박장대소를 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잠자리에서도 보기 쉽지 않은 진짜 보고 싶고 갖고 놀고 싶은 것을 돌개바람이 알아서 해주었으니 얼마나 기분 좋고 신나는 장면이었을까?

자동선의 엉덩이와 계곡의 음문은 미색(美色)과 재기(才氣) 못지않게 예쁘고 앙증맞았으며 영천군은 벌써 마른침을 꼴깍 삼켰다.

자동선은 오늘따라 팬티를 입지 않았으며 늦더위가 기승을 부려 속곳과 치마만 입고 왔다.

그런데 심술궂은 돌개바람이 장난을 치는 소동에 본의 아니게 잠자리에서나 보일 수 있는 비밀스런 곳을 드러냈다.

그런데 두 사내는 비밀스런 두 곳만 본 것이 아니며 다리를 번쩍 드는 찰나에 사타구니 등에 불긋불긋하게 돋아나 있는 땀띠도 보았던 것이다.

사실 자동선도 엊저녁은 꼬박 뜬눈으로 밤을 새워 아침도 설치고 얼떨결에 팬티를 못입고 왔던 것이다.

“어머니(제일청 지칭), 나 이제 어떡해요. 창피해서 그대로 못 있겠어요!”

자동선이 헝클어진 치마의 매무새를 다잡으며 석류알처럼 빨갛게 상기된 얼굴로 영천군과 사가정을 쳐다보았다.

송악산 신령한 사당을 찾아보려고/ 꼭대기에 오르니 전망이 놀랍구나./

성안의 집들은 벌떼처럼 촘촘하고/ 오가는 사람들은 개미같이 부산하다.

사가정의 읊음이 끝나자 “그 시가 사가정의 시요?”라고 영천군이 물었다.

“당연하지요. 제 시올시다.”

“아니에요. 사가정 풍류객이 읊은 시는 고려시인 백운거사 이규보(李奎報)의 시 이옵니다.”

자동선이 방금 전까지 돌개바람의 심술궂은 장난에 엉덩이와 음문까지 드러내 침울해 있다가 시 얘기가 나오자 발랄함을 되찾았다.

“역시 자동선은 미색 못지않게 재기와 시문에도 탁월하구나!” 영천군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동선 칭찬에 열을 올렸다.

자동선의 일거수일투족에 정신이 혼미해진 영천군은 애써 마음의 중심을 찾아 허리에 차고 있던 필낭(筆囊)과 묵두(墨斗)를 꺼내 바위에 놓았다.

이때 영천군은 갑자기 생각난 듯 “화선지가 없지 않느냐?”라며 낭패한 표정을 지었고 자동선이 비단치마 한쪽을 부드득 찢어 바위에 펼쳐 놓았다.

“영천군 나으리, 소녀 치마에다 그림을 그리시죠.”라고 생긋 웃음까지 보이며 말하였다.

두 사내는 다시 한 번 놀란으며 거침없는 자동선의 행동에 경의까지 표시하는 눈치다.

“너는 그렇게 치미를 찢으면 속곳 바람이 아니냐?” 제일청이 되레 백지장 얼굴이 되었다.

“괜찮아요. 어머니! 어차피 엉덩이와 계곡의 음문까지 보였는데 더 숨길게 뭐 있어요?”

자동선은 돌개바람에 엉덩이와 음문이 드러났을 때와는 전혀 다르게 대담하기까지 하다.

한 떨기 송악산이 하늘 높이 솟았는데/ 노을 진 옛 성터에 잔 연기가 서린다./

애달프게 옛일은 물어 무삼하리오/ 영화롭던 때와는 경치조차 다른 것을...

사가정의 일기가성(一氣呵成)으로 휘갈겨 쓴 영천군의 그림 찬시(贊詩)다.

자동선의 독촉으로 사가정이 흥에 겨워 단숨에 쓴 절창(絶唱)이며 영천군보다 자동선이 더 좋아한다.

“사가정 풍류선비님! 오늘 저녁과 엊저녁 술값은 아니 받을 것이옵니다.”

“허허 그럼 자동선 너는 이 사가정에게서 술값을 받으려 했었느냐?”

“아니 그게 무슨 해괴한 말씀이신지요? 기생집에 와서 술을 마셨으면 당연히 술값을 내셔야지요! 외상술을 드시려 하셨는지요?”

“그것이 아니고 이 사가정은 술값을 내고 기생집에서 술을 마신 적이 없어 그런다.”

이때 옆에 있던 제일청이 자동선에게 눈짓을 하였고 술값 얘기는 하지 말라는 신호다.

제일청은 사가정의 사내답고 풍부한 해학의 매력에 빠져 맛있는 술과 알뜰히 지킨 몸도 주고 노잣돈까지 두둑이 준 사실을 떠올리는 눈치다.

하지만 자동선이 사가정과 제일청의 하늘과 땅만 아는 비밀스런 과거를 알리 만무하다.

그래도 제일청이 자동선에게 지금처럼 알쏭달쏭한 표정으로 언행을 제지시키기는 처음이라 얼른 말길을 돌려야 했다.

지금까지 제일청의 말을 들어서 일을 그르친 적이 없어서다.

“어느덧 저녁때가 되어 가네요. 집으로 가서 그림 턱을 내겠사오니 어서 하산하시지요.”

자동선은 제일청이 만약의 경우를 생각하여 대비했던 치마를 입고 자하동 집으로 영천군과 사가정을 안내하였다.

“어머니 고마워요!”

자동선은 제일청의 어느 경우에도 철저한 대비로 위기를 지혜롭게 잘 넘기는 기지에 다시한번 놀란다.

한편 두 사내는 오늘 저녁이야 말로 주지육림의 황홀한 밤을 즐길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 부풀어 발걸음이 가볍다.

- 17화에서 계속 -

풍류야화 자동선(제13화)

 
 

영천군과 사가정의 걸음이 빨라졌고 사가정이 앞장을 섰으며 조선팔도를 제집 정원처럼 드나들었던 사가정의 발길에 영천군은 벅차다.

“이 사람아, 좀 천천히 가시게나! 내가 숨이 차서 따라갈 수가 없네.”

“자동선을 한시라도 빨리 보시려면 더 빨리 걸어가셔야 하지요.”

“아 참! 우리가 타고 왔던 말은 어찌하였소?”

“네 나으리, 목단춘에게 맡기어 며칠 잘 먹이라 했나이다.”

“그거 참 잘했소이다. 그런데 제일청한테 안내하라 했으면 좋을 뻔 하지 않았을까?”

"그것은 아니 될 말씀입니다. 사내 둘이 가서 아무렴 조선제일의 미녀라 해도 설득을 못하겠는지요?”

두 사내가 얘기를 주고받으며 오는 사이에 어느새 멀리서나마 자동선의 집이 보였다.

영천군은 자동선의 집만 보아도 자동선을 본 듯 가슴이 뛰었고 이젠 영천군이 앞에 서서 뛰다시피 한다.

숨이 차서 천천히 가자던 영천군이 자동선의 집을 보니 힘이 저절로 솟는지 사가정(四佳亭·서거정)을 제치고 앞에서 총총 걸음으로 달린다.

"천천히 가시죠. 영천군 나으리...”

하지만 영천군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동선의 집을 향해 젖먹이가 어미를 보고 본능적으로 달려가듯 줄달음을 쳤다.

사실 영천군은 사가정보다 힘이 좋고 허우대도 좋을 뿐만이 아니라 왕손의 후예답게 옥골선풍에 헌헌장부다.

사가정도 어디에 나가도 빠지지 않으며 풍부한 학식에 넘치는 해학과 풍류에 여자들이 한번 보면 그의 품에 안기고 싶어 안달하는 호남아다.

지금 그들이 자동선을 보려고 서로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다투어 뛰듯 걷는다.

“게 누구 없느냐?”

영천군이 우렁찬 목소리로 주인을 찾았고 몇 번을 소리 높여 주인을 찾았으나 안에서는 아무 소식이 없다.

“게 아무도 없느냐?”

이번에는 사가정이 대나무로 촘촘히 만든 대문을 발길로 차면서 외쳤다.

그때서야 “게 누구기에 남의 집 대문을 발길로 차며 법석을 떠시오?”라며 열 서넛 되어 보이는 계집아이가 얼굴을 삐죽이 내밀었다.

“여기가 자동선의 집이더냐?” 영천군이 숨이 가쁘게 물었다.

“그렇소만 댁은 누구신지요?” 소녀가 당돌하게 대꾸를 하였다.

“우리는 한양에서 온 영천군과 사가정인데 자동선을 보러 왔느니라.”

“아-예, 그런데 자동선 아씨께선 지금 집에 안계십니다. 오늘은 그냥 돌아가셨다 다시 오셔야합니다.

우리 아씨께선 예약을 하지 않으시면 만나지 않으십니다. 더욱이 지금 아씨께선 산책중이십니다.”

“우리가 들어가서 기다리면 아니 되겠느냐?”

“그것은 아니 될 말씀입니다. 아씨가 안 계실 땐 절대로 남자를 집으로 들어오지 못하시게 하십니다.

어서 돌아가셔서 내일 오시면 소녀가 아씨한테 말씀드려 놓겠습니다.” 말을 마친 소녀는 집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두 사내는 닭 쫓던 개 신세가 되어 별수 없이 다시 제일청 집으로 갔으며 다시 술판이 대낮부터 벌어졌고 대취했던 두 사내는 새벽녘에 깨어났다.

그들은 집 뒤 실개천으로 가 세수를 하고 목이 타서 실컷 물을 마시고 방으로 들어와 떠날 채비를 하였으며 그때다.

“벌써 떠나시려고요? 그렇게는 아니 되옵니다. 이 제일청에 와서 술국을 안 드시고 가시는 손님은 없습니다.

소첩이 일찌감치 술국을 끓여 놨으니 시원하게 드시고 가세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술국과 기장이 섞인 밥도 함께 차려졌다.

여섯 골이 망망한 채 산과 바다가 가려/ 올라가기 어려운 곳이라고 들었더니/

이제사 와 보니 뜬소문은 잘못이라/ 티끌세상과 몇 걸음 사이 밖에 아니네

고려시인 최집균(崔執均)의 무제(無題)다.

두 사내는 다시 자동선 집에 닿았으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두 사내가 동시에 ‘게 누구 없느냐?“라고 집주인을 찾았다.

두 사내가 네댓 번을 부르자 선녀로 보이는 여자가 나타났고 바로 자동선이다.

”어서 들어오시죠. 어제 오셨던 한양에서 오신 손님이 아니신지요?

어제는 소첩이 뒷산으로 산보를 하면서 시(詩) 공부하느라 결례를 했사오니 널리 양해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똑 떨어지는 말투였으며 자동선은 두 사내를 아랫목에 앉히고 공손히 인사를 올렸다.

“소녀 자동선이라 하옵니다. 먼 한양에서 미천한 소녀를 보러 이곳까지 오신데 대해 깊은 감사를 올립니다.”

“그래. 네가 진정 자동선이냐? 이 분은 효령대군 다섯 번째 아드님인 영천군이시고 나는 사가정이라 하느니라.”

“어머 소첩이 평소 존경했던 두 분을 제 집에서 뵙다니 꿈만 같사옵니다. 앵두(동기 가명)야! 술상을 어서 봐 오너라!”

앵두는 준비했던 술상을 자동선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들고 들어왔다.

“이 술은 소첩이 담은 자동선주(紫洞仙酒)이며 담근 지 3년차로 독하오니 천천히 조금씩 드세요!”

두 사내를 술상 맞은편에 앉히고 자동선은 술을 연거푸 따랐고 사가정은 술에 취하고 영천군은 자동선의 아름다움에 포로가 되었다.

“자동선아, 이 자하동에 숨은 얘기가 있을 듯한데 네 이름도 거기에 연유가 있는 것이 아니더냐?”

“역시 풍류객 사가정 어른이셔? 그러하옵니다. 고려 때 대학자 채홍철(蔡洪哲) 어른께서 자하동에 정자 중화당(中和堂)을 짓고

국가 원로들을 모셔 기영회(耆英會)를 열었는데 어느 날 자하선인이 나타나 원로들에게 헌수 술잔을 올리며 '자하동곡'을 부르셨다 하옵니다.”

“그래? 자동선 너는 역사에도 높은 지식을 갖고 있구나! 그 선인이 불렀다는 '자하동곡'을 불러 줄 수 있겠느냐?”

“그러하옵니다.'자하동곡'은 현재 악부(樂府)에 가사가 전해오는 것을 소녀가 잘은 못 부르나 불러 보겠나이다.”

자동선의 낭랑한 목소리에 영천군은 아랫도리가 팽창되는 것을 느꼈다.

집은 송악산 자하동에 있어서/ 안개구름이 중화당에 잇달았네!/

오늘 기영회 기쁜 모임 있다기에/ 몸소 찾아와 연수배를 올리노라

노래보다 술에 더 마음을 두는 사가정도 자동선의 노래에 가슴이 흔들렸고 두 사내는 동시에 탄복했으며 그러하면서도 서로 다른 여인을 떠올렸다.

연천군은 '자하동곡'을 부른 자동선과 열락의 장면을 생각했으며 사가정은 제일청과 주지육림의 꿈같은 과거를 회상했고 어느새 밤이 깊었다.

“두 나으리께선 밤이 깊었는데 술만 드시면 어떡하죠? 객사로 가실 채비를 하셔야지요!”

영천군은 가슴이 철렁 떨어졌다. 객사로 가라니 닭 쫓던 개 신세가 되었기 때문이다.

두 사내는 자동선의 집에서 나와 객사로 발길을 옮겼으며 통음한 술이 번쩍 깼다.

- 14화에서 계속 -

풍류야화 황진이(제27화)

 
 

한양 손님을 통해 진이는 남사당(男寺党)에 대해 오래전부터 정보를 모아왔다.

남색사회(男色社會)에 대한 관심이 발동하였고 진이가 이제 조선사회에서 더 이하 신분은 없는 남사당에 뛰어들 태세다.

안성 청룡 바우덕이/ 소리만 들어도 돈 나온다./

안성 청룡 바우덕이/ 치마만 들어도 돈 나온다./

안성 청룡 바우덕이/ 줄 위에 오르니 돈 쏟아진다./

안성 청룡 바우덕이/ 바람을 날리며 떠나들 가네.

민요로까지 나돌 정도로 대중적 인기가 높고 바우덕이(金巖德:1848~1870)를 지칭한다.

그런데 340년 전에 진이가 남사당에 매료되어 수년 동안을 그들과 지냈고 위의 노래는 최근의 것이며 조용했던 마을이 오랜만에 떠들썩하다.

뙤약볕 아래 논밭 일로 허리 한 번 제대로 못피던 농사꾼들이 어깨를 들썩이고 마을 처녀들은 멀리 숨어서 가슴을 조이며 놀이판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대낮 같이 환하게 흔들리는 횃불아래 춤추는 그림자들, 그 위로 어지럽게 퍼지는 흥겨운 풍물놀이...

마당 한가운데에서는 남사당패들의 신나는 놀이가 한창이고 풍물놀이에 이어 버나(대접)돌리는 묘기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살판(땅재주)이 이어졌다.

그런데 구경꾼 속에서 남사당놀이를 유심히 관찰하는 진이가 눈에 띄었고, 송도에선 보기 어려운 남사당놀이를 보기 위해 한양까지 내려왔다.

조선의 상층부에서부터 평민에 이르기까지 샅샅이 보고 몸으로 체험하여 봤으니 이제는 최하층민인 천민의 세계도 보려함이다.

고려를 연성(軟性) 국가로 조선은 경성(硬性) 국가로 진이는 보고 있는 것이다.

지족선사와의 뜨거웠던 하룻밤도 외롭고 쓸쓸하고 사내 살 냄새가 아쉬울 때는 새록새록 그리워졌다.

사내들은 진이를 뜨악해 하며 돈을 주고 육체적 기쁨을 맛보려는 족속은 많은 화대가 부담이 되어 쉽게 품을 수 없으며

돈은 많으나 신분이 너무 낮으면 상대조차 해주지 않아 진이는 이래저래 기명(妓名·명월明月)처럼 화려해 보이지만 외로운 존재다.

지금 남사당패의 흥겨운 놀이판의 구경꾼들 속에 있으면서도 마음속엔 찬바람이 거세게 휘몰아치고 있다.

남사당패 놀이는 점점 열기가 더해 가고 매호씨(어릿광대)와 살판쇠(땅재주꾼)가 나와 주거니 받거니 이야기를 나누더니

갑자기 입을 쩍하고 맞추어 “안암팍이 분명하니 앞곤두부터 넘어가는데 휙휙”하고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휘파람 소리를 내며 손을 짚더니 한 바퀴 공중회전을 하였다.

어둠속에서 숨을 죽이고 있던 구경꾼들이 벌린 입을 채 다물기도 전에 살판쇠는 다시 뒷걸음질을 치는가 싶더니 다시 손을 짚고 뒤로 한 바퀴 사뿐히 돌았다가

입으로 휙휙 소리를 내며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두 손으로 거꾸로 서서 걷다가 금세 한손으로 거꾸로 걷기도 하였다.

마지막으로 살판쇠는 “잘하면 살판이고 못하면 죽을 판이렷다.”라 하고

신명나게 껑충껑충 위로 뛰어 몸을 틀고는 공중회전을 하려는 듯 몸을 솟구쳤고 그 밑에서 벌겋게 불을 담은 놋화로가 입을 쩍 벌리고 있다.

살판이 끝나자 보기 드문 미녀 어름사니(줄타기 재주부리는 광대)가 나와 매호씨와 줄고사를 올렸고 꽹과리, 징, 장구소리에 날라리까지 합세하였다.

줄고사가 끝나자 장삼에 고깔 쓰고 중 모양을 한 여자 어름사니는 키를 훌쩍 넘게 매단 줄 위로 오르면서 재담 한마디를 했다.

“중 하나 내려온다. 중 하나 내려온다. 저 중 거동 보소. 억단(얽었담)말도 빈말이요.”라고 맑은 목청으로 중 타령을 뽑았다.

스무 살이나 되었을까 기예로 다져진 날렵한 몸매와 횃불 조명으로 음영이 짙은 미모에 구경꾼들은 잠시 넋을 잃었다.

하지만 구경꾼 속의 진이는 고독이 휘오리가 점점 더 세어져갔다.

내가 임을 그리며 울고 지내니/ 산 접동새와 난 처지가 비슷하구나./

나에 대한 말은 진실이 아니며 거짓이라는 것을 아!/ 지는 달 새벽 별만이 아실 것이리/

넋이라도 임과 함께 가고 싶습니다. 아아!/ 내 죄 있다 우기던 사람이 그 누구입니까?/

나는 과도 허물도 전혀 없습니다./ 나에 대한 뭇사람들의 거짓말이여/

슬픈 일이로다. 아아!/ 임이 나를 아마 잊으셨는가./

아아, 님이여! 내 말씀 다시 들으시고 사랑해 주소서...

'정과정'에 나오는 고려가요다.

그렇게 하늘 위에 두둥실 떠 있는 진이(明月)는 몸서리 쳐지도록 외로운 것이다.

소세양·이사종·벽계수·이생, 그리고 화대를 주고 육체의 허기를 채우고 벌·나비가 꿀만 빨아먹고 훨훨 날아가듯 사내들은 모두 제 둥지로 가버렸다.

정작 진이의 뻥 뚫린 가슴을 메우려 할 때는 사내들은 옆에 있지 않았고 지금이 바로 그럴때다.

진이는 품에서 태상주를 꺼내 병 채로 마셨고 바로 이때 누군가 술병을 가로챘다.

“안주도 없이 독주를 마시면 안 되오! 저리 가서 국밥과 함께 드시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헐레벌떡 진이 곁을 떠났다가 여자 살 냄새를 그리워하고 있을 때 진이가 한양으로 왔다는 소문을 듣고 수소문하던 때다.

화대도 없이 어떻게 육체의 허기를 채울 수 없을까 궁리를 하며 서성대고 있을 때 극적으로 진이와 해후하였고 사내 좋고 여자도 싫지 않을 상황적 분위기다.

남사당 놀이판은 점점 열기를 더해갔고 높이 있는 미녀를 더 자세히 보려고 일어선 구경꾼들을 앉히는 소리에 놀이판이 잠시 소란해졌다.

그 사이 어름사니는 장삼을 벗어던지고 전복(戰服)차림이 되어 갖은 걸음으로 재주를 부렸다.

앞으로 뒤로 걷다가 줄을 타고 앉아 화장을 하는 시늉을 하는가 하면 앞으로 가다가 뒤로 두 발로 뛰어 돌아앉기도 하였다.

어름사니가 움직일 때마다 멍석 깔린 마당에 그림자가 출렁이었다.

“여기에 이러고 있을 것이오? 밤도 깊었소이다. 어서 주막으로 갑시다!

안성엔 삼남(충청·전라·경상도) 지방의 물산이 모이는 곳이오. 국밥이 아주 맛이 좋소!”

이생은 진이의 등에 손을 얹고 독수리가 먹이를 채가 듯 주막으로 몰고 갔다.

진이는 진이대로 이생은 또한 이생대로 국밥 한 그릇과 막걸리를 마신 후 운우지락 생각에 발걸음이 빨라졌다.

방에 들어가자 그들은 익숙한 부부모양 말이 필요 없이 한 덩어리가 되었고 오랜만에 해우 한 연인 같이 거칠 것이 없다.

이생이 들어가면 진이가 깊이깊이 받아 물레방아 돌 듯 척척 맞아 돌아갔고 뒷산의 소쩍새도 그들의 운우지락을 응원하듯 목청껏 노래불렀다.

- 28화에서 계속 -

풍류야화 황진이(제18화)

 
 

봄의 금강산은 그림 같고 아침을 먹지 않았어도 진이는 신이 났다.

진이는 금강산 일만 이천 봉 사찰마다 어머니 극락왕생 기도를 올릴 생각이다.

금강산의 4대 사찰(장안사·유점사·신계사·표훈사) 중에 이번엔 표훈사(表訓寺)로 가는 발길이다.

금강산 일만 이천 봉에 머무르고 있는 보살들의 우두머리 법기보살을 주존으로 모신 사찰이다.

진이는 이 사찰에 어머니를 모셔드리고 싶다.

금강산의 4대 사찰에 모두 어머니를 모셔 극락왕생이 되도록 본인이 생존해 있는 동안 사월초파일에 예불을 올릴 생각이다.

그리고 표훈사엔 어머니가 평소에 스시던 오동나무 거울을 징표로 모셔 4새 사찰 중에 모사(母寺)로 삼으려 마음을 굳혔다.

그리고 예불음식은 신계사에서 사서 올리려 한다.

신계사 계곡에서 연어가 잘 잡혔는데 불교에선 살생을 금하여 보운(普雲)스님이 신통력을 발휘하여 연어가 계곡에 못 올라오게 하였다는 전설이 있다.

진이는 신계사의 음식이 정갈하기로 유명하여 해마다 사월초파일이면 음식을 사서 표훈사에서 기도를 올렸다.

지금 진이는 신계사를 향해가고 있으며 이때 옆에서 거문고를 메고 묵묵히 따르던 이생이 입을 열었다.

“아씨, 신계사 연어 얘기는 유명한 전설이에요! 소인이 아버지와 헤어지고 팔도를 헤맬 때 이곳도 다녀갔지요.

신계사 연어가 맛도 천하제일이고 크기도 천하으뜸이라 사월만 되면 미식가들이 팔도에서 구름처럼 모여들어요!

그리고 신계사 코앞에서 한량들이 술판을 벌려 생선냄새와 기생들의 분 냄새가 골짜기를 메웠어요.”

이생이 입에 거품을 물고 일갈하였으며 이생은 소문난 재담꾼이다.

그런데 진이 곁으로 오자 말수가 적어졌을 뿐만 아니라 꼭 필요한 경우 외엔 입을 열지 않았으며 그런 이생이 지금 입을 열었다.

“아씨 신계사 개천에 연어가 많은 건 사실이나 지금은 제철이 아니에요!

가을이 돼야 살이 통통하게 찐 연어가 팔딱팔딱 뛰어 올라오는데 그것도 옛날 얘기가 되었어요.” 아쉬운 듯 말하였다.

“그게 무슨 소리냐? 그럼 이젠 신계사 계곡에서 연어를 볼 수 없다는 거냐?” 진이가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단풍철 가을이 되면 옛날 같지는 않으나 자연현상인 연어 회귀가 없기야 하겠어요?

하지만 보운스님의 신통력에 밀려 요즘엔 예전만 못하다고 해요.”

진이는 속으로 걱정이 태산이고 생전에 생선을 좋아하셨던 어머니를 위해 연어예불이 수포로 돌아갈까 염려되었으나 그때 이생이 귀띔을 해주었다.

“아씨 그러나 방법은 있어요. 조선팔도 한량들이 가을이 되면 기생들을 끼고 구름처럼 밀려오는데 개성상인들이 그냥 보고만 있겠어요?

딴 지방에서 잡은 연어를 이곳으로 가져와 장사를 하지요. 신계사 길목 주막에 가면 언제나 연어가 있어요!”

이생의 말을 들고서야 진이는 얼굴 가득했던 수심의 구름을 거두었고 점심때가 되자 신계사 길목 주막엔 사람들이 제법 북적이었다.

그들은 주막에서 연어를 사고 신계사 절밥을 사서 표훈사로 향했고 봄꽃이 절정이다.

현학금은 특히 매화를 좋아했고 진이는 문득 퇴계 이황의 '매화'를 떠올렸다.

‘뜰 앞에 매화 나뭇가지 가득 눈꽃피니/ 세상살이 꿈마저 어지럽네/

옥당에 홀로앉아 봄밤의 달을 보며/ 기러기 슬피울제 생각마다 산란하네.

시를 낭송하고 진이는 대불 앞에 꼬꾸라져 통곡하였으며 모녀기생의 기구한 삶을 생각했을 것이다.

점심을 먹고 난 그들은 졸음에 빠졌고 그들은 자연스럽게 한방으로 들어갔으며 주지스님은 진이를 남자로 보고 있다.

헌칠한 이생과 여자 키론 작지 않은 진이를 보통 사내로 보았던 것이며 별로 씻지도 못한 두 남녀는 서로의 체향(體香)에 만족해하고 있다.

진이의 월경 주긴데 이생이 치근덕거리며 거절하면 삐져 말을 잘 듣지 않을까 진이는 되도록 원할 때 몸을 열어주었고 진이 자신도 싫지 않아서다.

이생은 번듯한 사대부집 아들이며 그런 사내를 종을 부리듯 부리긴 쉽지 않다.

그런데 진이는 이생을 종 부리듯 부리고 이웃들에겐 하인이라 거침없이 말하고 있다.

그런데 졸기(卒妓·기적에서 나온 기생)의 몸을 열어주었다고 허물이 못될 것이다.

진이는 그렇게 생각하고 이생이 원해오면 못 이기는 척 조금씩 조금씩 몸을 열어주었다.

이생과의 팔도유람이 어언 3년째고 삼년 사이에 셀 수도 없이 몸을 주었으나 허리아래만 열었지 위로는 꼭꼭 닫았으며 이생도 보채지 않고 스스로 열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지금 진이가 온몸을 열려하고 진이는 이생과 방사를 할 때 임신을 가장 경계하였다.

소세양과 이사종의 계약결혼 때도 임신을 가장 경계하며 살을 섞었고 졸기 몸에 임신을 하면 놀림감이 되기 때문이다.

모전여전(母傳女傳) 소리 듣기가 죽기보다 싫었으며 그것도 현모양처의 모전여전이 아닌 기생의 모전여전이 아닌가!

그래서 진이는 어엿한 여자 사대부가 되는 것이 꿈이였고 비록 여자로 태어났으나 이 나라 어느 사대부 못지않은 학문의 세계를 가려는 게다.

사장(詞章)이면 사장, 경륜(經綸)이면 경륜에 누구에게도 지고 싶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겉이 여자미며 그것도 색향(色香)이란 송도의 명월(진이 名技)이 아닌가!

그래서 진이는 조선팔도를 휘돌아 경륜을 배웠고 사장과 학문의 세계는 사대부들이 봐도 쉽게 겨루려 들지 못할 경지에 이르렀다.

하지만 진이의 속내를 알아주는 사대부는 아무도 없었고 계약결혼을 하고 밤낮으로 욕심을 채운 소세양과 이사종만이 이해하여 주는 시늉을 했을 뿐이다.

사내들은 똑같고 여자를 허리 밑으로 눌러 정복대상으로 생각하는 동물적 속성이 사내들에겐 잠재해 있으며 진이는 그런 속성을 소세양에게서 똑똑히 느꼈다.

“아씨 장안사로 떠나시죠! 장안사 가려면 반나절은 족히 걸려요. 어둡기 전에 들어가야지요.”

말이 떨어지자 진이가 발딱 일어섰다.

“갑시다!” 이생은 이미 거문고를 메고 있었으며 진이는 짐이 없으니 일어서면 떠날 채비가 되었다.

둘은 손을 잡고 다정한 부부인 냥 계곡을 따라 내려갔으며 진이와 이생의 모습이 소리꾼과 고수(鼓手)의 모습 같다.

산사의 낮은 짧아 어느새 산새들이 추녀 밑으로 날아드는 저녁이고 진이는 서슴없이 주지스님을 찾아 유숙을 청하였고 몇 년 사이에 노련한 비렁뱅이가 되었다.

저녁을 한술 얻어먹고 거문고를 벽에 세우고 목침을 베자 방이 떠날갈 듯 코를 골며 깊은 잠에 빠졌으며 이생은 진이가 잠들자 버릇처럼 진이 사타구니를 더듬었다.

- 19화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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