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장수 마누라의 굴비 이야기

 
 
굴장수 마누라의 굴비 이야기

오후깨 새터골 영감이 장터에서 친구를 만나

뜨거운 선지국에 탁배기 몇사발 걸치고 와서

나무꾼들 앞에서 굴장수 마누라 몸주고 굴비

산일에 얽힌 진한 농담을 하였다.

충청도 하고도 서산 땅에는 얼굴이 여시같이

이쁘장하게 잘 생긴 색기가 넘치는 굴장수의

마누라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마누라 남편이 굴장사를 나가고 없는

대낮에 굴비 장수가 와서 골목에서 ‘누릿누릿

밥이 저절로 꿀꺽 잘 넘어가는 굴비를 사시오'

하면서 외치고 다녔다.

굴비 장수의 굴비 사라는 소리를 들은 굴장수

마누라가 그 굴비 생각을 하니 굴비가 너무나

먹고 싶어서 환장을 하였다.

그래서 돈도 굴비를 바꾸어 먹을 곡식도 아무

것도 없는데 그 굴장수 마누라가 굴비를 먹을

욕심으로, 싸리문 밖으로 기웃기웃 걸어 나와

굴비장수를 불러 세우고 물었다.

“거기 굴비장수 나좀 보시오. 나는 아무 것도

줄 것은 없어도, 앞뒤로 줄 것은 있소. 앞으로

주면 얼마 주고, 뒤로 주면 얼마 주는 거요?” 

오뉴월 남의집 울안에 핀 꽃같이 예쁜 계집이

눈웃음 치고, 입술을 실룩거리며 말하는 품이

무엇을 뜻하는 건지 금방 알아차린 늙은 굴비

장수가 군침을 다시고 엉겨들며 말했다. 

“응 그려, 고것을 앞으로 주면 세 두릅 반이고

뒤로 주면 두 두릅 반이제.” 

“아! 그래요. 그럼 기왕이면 앞으로 사야제.” 

굴장수 마누라는 굴비를 사겠다는 욕심으로

즉시 굴비장수를 집안으로 들게 하였다.

굴비 장수는 지게를 마당 구석에다 세워두고

큰 수박덩이 같이 탱탱한 엉덩이를 요리조리

흔들어 대는 굴장수 마누라를 따라 안방으로

냉큼 따라갔다.

굴장수 마누라는 윗목에 개어둔 이불을 아랫

목에 깔더니 벌렁 드러누웠고 그리고는 굴비

장수에게 어디 마음대로 해보라는 듯 사지를

열고 몸을 내주는 것이었다.

굴비장수는 마른침을 꿀꺽 삼키곤 옷을 홀랑

벗어 아무렇게나 던져버리고 이게 웬 떡이냐

하면서 성난 늑대처럼 사정없이 달려들었다.

그리고는, 굴장수 마누라의 저고리며 치마를

모두 훌렁 발가벗겼고 날것으로 어디 마음껏

먹어 봐라고 거저 대주고 달려드는 아리따운

계집을 그냥둘 사내는 없었다.

굴비 장수는 불같이 뜨겁게 달아오른 굴장수

마누라를 삶아둔 식은감자 껍질 벗기듯 발랑

벗기곤 그곳의 부드러운 속살을 한번에 대번

통째로 입안에 몰아넣고 와삭 깨물었다. 

그러자 굴장수 마누라가 순간 자지러진 신음

소리를 토해냈다.

“아 아악!”

객지를 떠돌면서 장사하는 늙은 굴비 장수가

커다란 참외처럼 봉긋하게 솟아 오른 굴장수

마누라 젖무덤을 번갈아 쓰다듬으며, 참으로

오랜만에 계집의 살냄새에 취해서 말했다. 

“흐흥!! 아따, 살결이 참 푹신한 것이 고소한

내 굴비 맛이네 그랴!”

굴장수 마누라가 너무나 흥분하여 오이처럼

미끈한 자신의 두 다리를 꼬고, 몸을 사납게

뒤틀면서 굴비장수에게 말했다.

“이따가 굴비가 맛없으면 이것을 도로 돌려

주어야해 알았제? 호홍! 흐흡........ 알았제?” 

“그것일랑 걱정 말어. 내굴비 맛없으면 언제

라도 도로 빼줄 것잉게. 오메!~ 고것 참말로

찰지고 고소하네!” 

“맛없는데 안 빼주면 쫒아가서 참말로 죽일

것이여! 알았제?” 

“걱정일랑 딱 붙들어 매라고. 굴비 장사 이십

년에 내굴비 맛없다는 소리 아직 들어본적이

없으니깨.”

굴비 장수에게 자신의 몸을 사정없이 붙들려

잔뜩 짓눌린 굴장수 마누라가 뜨거운 신음을

토해내며 굴비장수에게 말했다.

“그랴! 그랴! 오! 오홍 좋고! 굴비 참말 맛있제?

굴비 참말 맛있제?”

“으응! 으응!"

굴비장수가 격렬하게 몸을 떨면서 말하였고

그날 굴장수의 마누라는 굴비장수에게 벌건

대낮에 굴비가 참말로 맛있제를 연발하면서

신나게 앞으로 주고 굴비 석두릅 반을 샀다. 

그날 저녁에 굴장사 나갔다가 들어온 곰같은

남편의 밥상에 굴장수 마누라는 굴비를 노릇

노릇 맛있게 구워서 올렸다.

굴비 반찬을 본 남편이 의아해 하면서 굴비가

도대체 어디서 난 것이냐고, 꼬치꼬치 캐묻자

굴장수 마누라는 마지못해 대답했다. 

“똥구녕 찢어지게 가난한 살림살이에 굴비살

돈이 있소, 곡식이 있소.

그래서 낮에 굴비 장수가 앞으로 주면 석두릅

반을 주고 뒤로 주면 두두릅 반이라고 하여서

내가 큰맘 먹고 고생하는 당신 생각에 앞으로

주고 석두릅 반을 샀소.” 

“뭐 뭐여!... 으 으음 요년...” 

마누라가 앞으로 주고 굴비를 샀다는 그 말을

듣고 속이 발칵 뒤집힌 굴장수가 자신의 눈을

까뒤집고 마누라를 노려보았다.

굴장수는 굴비 반찬과 함께 밥을 두그릇이나

맛있게 먹고는 그날 밤에 마누라를 칼부림해

죽일 마음을 가슴에 품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마누라를 끌어

안고 자면서 그짓을 해보니 변한 것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었고 시쳇말로 한강에 배지나간

자리가 없었던 것이다.

마누라를 죽이고 싶었던 마음이 어느 결엔가

싹 사라진 굴장수가 헤벌쭉 웃으며 마누라의

탱탱한 엉덩이를 토닥토닥 두드리며 말했다. 

“하하! 당신 여기에 움푹 죽을 떠먹은 자리는

알고 보니 내 반찬단지네 그려! 하하핫!” 

새터골 영감의 농소리를 듣고 마누라 몸주고

굴비 반찬을 얻어먹은 굴장수가 하는 소리에

모자란 놈이라고 하면서, 나무꾼들이 한바탕

소란스럽게 떠들면서 웃었던 것이다.

- 옮겨온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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