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의 뼈를 녹여주는 나그네

소골객(消骨客) : 뼈를 녹여주는 나그네

한 행상(行商)이 어느 민가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으며 한밤중이 되자 주인 부부가 교접하는

환성이 들려와 행상이 주인에게 물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이요?"

그러자 주인이 "소리를 듣고 아시겠지만 지금

아내와 교접 중이요."하고 대답하였으며 이에

행상은 주인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운우에는 두 가지의 격식이 있는데, 그 하나는

깊이 집어넣고 오랫동안 교접함으로써 아내의

뼈가 녹게 하는 것이 상격(上格)이요.

다른 하나는 격한 소리를 내면서 잠깐 동안에

방설을 하는 것인데, 이것은 하격(下格)이니

주인은 상격과 하격을 잘 아셔야 하오."

행상이 가르쳐 준 말은 여인의 마음속에 깊이

새겨졌고, 여인은 꾀를 생각해 자다가 꿈에서

깨어난 듯이 남편을 걷어차면서 말했다.

"여보, 지금 내가 꿈을 꾸었는데 우리 조밭에

멧돼지가 들어와 조를 마구 뜯어먹고 있어요.

만약에 그 조를 다 잃게 되면 우리가 어떻게

안심하고 살아갈 수가 있겠어요? 빨리 달려

가서 멧돼지를 모두 내쫓으시오."

남편은 아내의 말을 믿고 활을 들고 급하게

조밭을 향해서 뛰어 나가자, 여인은 행상을

안방으로 불러들여 말했다.

"뼈를 녹여주는 사람(消骨客)을 내 어떻게

그냥 보내겠소? 어디 뼈 한 번 녹여 주시오."

이처럼 여인이 애교를 부리니 행상이 어찌

그냥 있겠으며 마침내 여인이 바라던 대로

그 환정이 극에 달하게 되었다고 한다.

- 옮겨온글 -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