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에 업혀온 중이 어딜 가는가

 
 

부승언왕(負僧焉往) : 업혀 온 중이 어딜 가나

어느 시골에 한 처녀가 있었는데 그녀는 부모가

일찍 세상을 떠나고 출가할 나이가 지났는 데도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 시집을 못가고 있었다.

그러나 색욕은 강해 이웃 마을에 사는 노총각과

가까이 지내며 정을 통하다가 이런 제의를 했다.

"내가 마을 뒤편의 으슥한 곳에 짚단을 쌓아놓을

테니, 매일밤 그 속에 들어가 숨어 계세요.

그러면 내가 몸이 크고 힘이 세니 밤에 업고와서

함께 정을 나누도록 합시다."

그러자 노총각이 좋다고 하여 두 사람은 매일밤

약속대로 시행하고 있었는데 근처의 절에 있는

젊은 중 하나가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어느날 밤 노총각이 다른 볼일로 늦게

오는 틈을 타서 중이 짚단 속에 들어가 있었다.

이에 처녀는 그 사실을 모른채 짚단속의 사람을

업고 집으로 돌아와 방에 들이고 보니 중인지라

크게 놀랐다.

"아니, 웬 대머리 스님이신지요? 어찌 스님께서

그 짚단 속에 숨어 계셨습니까?"

"왜요, 낭자! 중은 남자가 아니랍니까?"

이렇게 중이 큰소리를 치자 처녀는 다른 사람이

들을까 두려워 작은 소리로 제발 돌아가 달라고

애원하자 중은 크게 웃으면서 말했다.

"아니, 낭자! 업혀 온 중이 어딜 간단 말입니까?"

중이 나가기를 거부하자 처녀는 할수 없이 중을

달래며 옷을 모두 벗고 발가벗은 알몸으로 몸을

포개고 질펀하게 사랑을 나누었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속담 중에 '업혀 온 중이

어딜 가나?'라는 속담이 있다.

이 속담은 싫지만 괄시하기 어려운 처지에 있는

경우를 두고 하는 말로서 이 이야기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한다.

- 옮겨온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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