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올 때는 무, 나갈 때는 고추

 

 
 

우환누적(憂患累積) : 근심이 쌓이다.

어떤 생원집의 막내 딸이 시집을 간지 한달만에

친정을 찾아왔다.

딸의 얼굴에 수심이 가득한 것을 보자 어머니가

시집살이가 고된가 하고 걱정하여 물었다.

"얘야, 시집살이가 고된거냐?"

"아아니요."

"그럼 이서방이 속이라도 썩이느냐?"

"아아니요."

"그럼 시어머니가 너무 까다로운 모양이구나?"

"아아니요." 

"그럼 어디 몸이라도 아픈거냐?'

"아프지는 않은데 아랫배에 무엇인가 쌓여있는

것 같아서 항상 마음이 깨름직해요."

"너 그럼 잉태를 한 것이더냐?"

"아아니요. 그냥 아랫 배속이..."

아무래도 괴이하다고 생각한 어머니는 의원을

불러다가 딸을 진맥했으나 잉태도 아니고 병도

아니었다.

"얘야, 의원이 잉태도 아니고 병도 아니라는데

너는 왜 아랫배가 이상하다는 거냐?

이 에미에게 숨길게 무엇이 있느냐? 어서 네가

걱정하는 걸 말해봐라"

그제서야 딸은 부끄러운 듯이 얼굴을 붉히면서

제 어미에게 말했다.

"그럴 리가 없어요. 의원이 시원찮은 거예요.

이서방이 밤에 잠자리에서 내 몸에 들어올 때면

꼭 커다란 무만한 것을 갖고 들어오는데 나갈땐

고추만한 것을 갖고 나가지 뭐에요.

줄어든 몫이 제 뱃속에 자꾸자꾸 쌓이면 어떻게

되나 해서 걱정이 된단 말이예요." 하더란다.

- 옮겨온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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