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목련이 피었다 

꽃잎이 지는 시기이다

아래 사진의 목련은 수목원에서 3월14일 촬영한 것이다

이제 봄도 많이 지나 조금 있으면 두텁운 옷을 벗어 던지고 

짧은 소매로 갈아 입어야 할 참이다.

그란데 이 놈의 황사와 미세먼지는 언제 그칠려나

하늘이 뽀얗다 

어제는 사상 최대의 황사로 앞이 보이질 않더니 

오늘은 조금 걷혀 앞이 조금 보이긴 한다

 

2021/03/30

『오늘의 시』

 

 

목련 전차 / 손택수

목련이 도착했다
한전 부산지사 전차기지터 앞
꽃들이 조금 일찍 봄나들이를 나왔다
나도 꽃 따라 나들이나 나갈까
심하게 앓고 난 뒤의 머릿속처럼
맑게 갠 하늘 아래,
전차 구경 와서 아주 뿌리를 내렸다는
아버지 어머니도 그랬겠지
꽃양산 활짝 펴 든
며느리 따라 구경 오신 할아버지도 그랬겠지
나뭇가지에 코일처럼 감기는 햇살,
저 햇살을 따라가면
나무 어딘가에 숨은 전동기가 보일런지 모른다
전차바퀴 기념물 하나만 달랑 남은 전차기지터
레일은 사라졌어도, 사라지지 않는
생명의 레일을 따라
바퀴를 굴리는 힘을 만날 수 있을런지 모른다
지난밤 내리치던 천둥번개도 찌릿찌릿
저 코일을 따라가서 動力을 얻진 않았는지,
한 량 두 량 목련이 떠나간다
꽃들이 전차 창문을 열고 손을 흔든다
저 꽃전차를 따라가면, 아버지 어머니
신혼 첫밤을 보내신 동래온천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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