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화문 '감사의 정원' 논란을 보며 다시 생각한다.
얼마전 쓴 「70년 만에 받아든 아버지의 무공훈장」 칼럼은 전쟁에 참전했던 아버지가 생전에 받지 못한 훈장을, 자식인 제가 70년이 지나 대신 받은 이야기이다. 늦었지만 국가가 “잊지 않았다”고 답해준 순간이었다.
감사의 정원의 의미도 그와 다르지 않다. 광화문에 세워진 23개의 돌기둥은 단순한 조형물이 아니다. 6·25전쟁 당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함께했던 참전국들의 이름을 서울 한복판에 새겨놓은 기억의 표지이다.
무엇보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그곳에서 자기 나라의 이름을 볼 때 느끼는 감정은 특별할 것이다. 먼 나라의 전쟁터에 젊은 생명을 보냈던 조국의 이름이 대한민국 중심에 남아 있다는 사실은 자부심이자 위로다. 제가 뒤늦게 아버지의 훈장을 받아 들었을 때 느꼈던 감정과도 닿아 있다. 늦었지만 기억해 주었다는 사실, 그것이 마음을 울린다.
우리도 해외에서 한국을 기리는 작은 기념물 하나만 보아도 마음이 움직인다. 그 나라는 더 이상 남의 나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기억해 준다는 것은 큰 외교이고 오래 남는 예의다.
‘감사의 정원’은 과거를 미화하는 공간이 아니다. 오늘의 자유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묻는 공간이다. 우리가 누리는 오늘이 누군가의 희생 위에 서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게 하는 장소다.
이름을 새기고, 훈장을 돌려주고, 기억을 남기는 일은 모두 같은 방향을 향한다. 우리는 같은 기억의 공간을 공유하는 하나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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