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이재명 대통령의 이스라엘 비판 트윗을 봤다. 가짜뉴스에 낚이셨는데, 실수를 하신 건지 아니면 이란 눈치를 봐서 실수한 척 하는 고도의 언론플레이를 하신 것인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우리나라 언론의 정서를 잘 반영하는 트윗이었다.
'유대인들이 과거 유럽에서 차별당하고 핍박 받은 역사가 있는데 정작 자기들이 나라를 만들더니 약자들을 괴롭히네. 이스라엘 정말 못됐다!' 라고 보는 게 미국과 한국의 좌파 정치인/언론인들의 시각이다. 그게 가장 쉽고, 가장 편리하고, 가장 직관적인 해석이기도 하다.
그런데 국제관계에서는... 세상 어떤 민족이 다른 민족보다 사악하고 악독하고 그런 거 없다. 다 자기들만의 사정이 있고 관점이 있다. 특정 정권이나 정치이념이 나쁠 수는 있지만 국가나 민족 자체가 사악하다고 보는 것은 너무 게으른 해석이다. '저들도 같은 인간인데 왜 저렇게 행동할까'를 궁금해하고 분석하는 게 올바른 저널리즘의 태도다.
이스라엘은 왜 자꾸 이웃의 땅에 탐을 내고, 다른 민족을 내쫓으려고 할까? 왜 건국 당시 약속 받았던 것 이상의 땅에 탐을 낼까?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이들은 이스라엘과 인근의 땅 확보를 자신들의 당연한 권리로 본다. 아랍권의 다른 많은 지역에서 많은 유대인들이 쫓겨났기 때문이다.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중동 지역은 다민족 다종교 사회였다. 여러 지역에 여러 민족과 여러 종교가 모자이크처럼 섞여 살았다.
1948년 기준 이스라엘 밖 중동 지역에 약 100만 명의 유대인이 살고 있었다고 한다. (첨부 그림) 이라크와 이집트에만도 유대인 15만, 8만 명이 살았다. 이들은 외지인이 아니다. 최소 수백년에서 천년 이상 해당 지역에 살아온 토박이들이었다. 중동엔 기독교인도 많았다. 원래 기독교 발상지가 중동과 이집트다.
그런데 이스라엘 건국과 비슷한 시기에 아랍권과 이란에 민족국가, 이슬람 정권들이 들어섰다. 이른바 '민족자결주의'의 효과인데, 부작용도 컸다. 이슬람 정권들은 정치적인 이유로 원래 그 나라 안에 살던 유대인들과 기독교인 등을 탄압하고 재산을 뺏고 쫓아냈다. 특히 유대인은 거의 완벽하다 싶을 정도로 인종 청소를 당했다. 이젠 이스라엘을 제외한 중동에서 유대교의 씨가 거의 말랐다. 터키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런 점은 언론에 잘 보도 되지 않는다.
그 결과, 이스라엘 밖 아랍권에 100만명 살던 유대인들이 지금은 거의 다 사라졌다. 현재 이란이나 이라크에서 유대인이 집단 거주하는 건 상상도 안 된다. 북아프리카에서도 유대인들이 대거 추방당했다. 그래서 현재 이스라엘에 사는 유대인들은 인종적으로 유럽계, 중동계, 북아프리카계가 섞여있다. 각 지역에서 쫓겨난 사람들이다. 히브리어를 못하는 사람도 많다.
유대인들 입장에서 보면, 본인들도 무슬림들에 의해 집 잃고 고향에서 쫓겨났으니 자신들도 이스라엘 땅에서 무슬림들 내보내는 게 정당하게 느껴질 수 있다. 팔레스타인 무슬림들의 처지도 안타깝지만 유대인들 입장에선 '왜 우리만 당해야 해? 왜 우리만 쫓겨나야 해? 여기라도 우리가 차지해야겠다'인 것이다.
근현대 중동에서 일어나는 많은 분쟁들은 다민족 다종교 사회였던 거대 제국 오스만투르크가 깨지고 수많은 민족국가/신정국가로 나눠지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스라엘의 전쟁들은 그 와중에 중동 한 구석에 자리를 잡으려는 유대인들의 몸부림이다. 만일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유대인들이 계속 터를 지키고 차별 없이 살 수 있었다면 이스라엘이 지금처럼 호전적인 나라가 되지는 않았을 거다. 이스라엘만 그런 것도 아니다. 중동의 다른 국가들도, 다른 민족들도 서로 수많은 전쟁을 했고 또 지금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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