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말이 집으로 돌아가듯
한 선비가 여종과 더불어 자주 밀통을 하다가
아내에게 한 번 발각된 후로 계속 들통났다.
그래서 선비는 친하게 지내고 있는 한 벗에게
조언을 구하기 위하여 상의했다.
"여종과 놀아나는 것이 재미치고는 별미인데
매번 아내에게 들키니 무슨 수가 없겠는가?"
"내게 묘안이 있으니 그대로 한번 실행해보게."
여종과 밀통하는 열가지 요령이 있으니 이를
간비십격(奸婢十格)이라 한다.
첫째는, 굶주린 호랑이가 고기를 탐하듯 하는
기호탐육격(飢虎貪肉格)이니,
이건 그대가 여종을 품어보고자 하는 결심의
단계를 말하는 것이요,
둘째는 백로가 고기를 엿보듯 하는 백로규어격
(白鷺窺魚格)이니,
이건 품어보고자 하는 여종이 어디에 있는가를
잘 엿보아 두어야 함을 말함이요,
셋째는 늙은 여우가 얼음 소리를 듣는 듯 하는
노호청빙격(老狐聽氷格)이니,
아내가 깊은 잠이 들었는지를 엿보고 살펴봄이
물고기를 잡으려는 여우가
얼음판에 귀를 대고 얼음아래 노는 고기 소리를
듣듯 해야 함을 말함이요,
넷째는 매미가 껍질을 벗듯이 하는 한선탈각격
(寒蟬脫殼格)이니,
이것은 밤중에 아내 몰래 몸을 살며시 이불에서
빼어내는 것이 매미가 허물을 벗듯 함이요,
다섯째는 고양이가 쥐를 희롱하는 것처럼 하는
영묘농서격(靈猫弄鼠格)이니,
이것은 여체를 여러 가지 기교로 희롱함이 마치
고양이가 쥐를 희롱하듯 하여야 함이요,
여섯째는 매가 꿩을 차는 듯이 하는 창응박치격
(蒼鷹搏雉格)이니,
이것은 여체를 희롱하다 번개처럼 빨리 눕히는
과단성을 말함이요,
일곱째는 옥토끼가 약방아를 찧는 것처럼 하는
옥토도약격(玉兎搗藥格)이니,
이것은 눕혀놓은 여체의 옥문속에 양물을진퇴
시킴이 옥토끼가 방아를 찧듯 해야 함이요,
여덟째는 용이 여의주를 토하듯 하여야 하는
여룡토주격(驪龍吐珠格)이니,
이것은 양물을 진퇴시키다 사정을 할때 용이
여의주를 토해내듯시원하게 해야 함이요,
아홉째는 오나라의 소가 달빛을 머금듯 하는
오우천월격(吳牛喘月格)이니,
이것은 사정후 피로하여 급해진 숨결을 빨리
조용하게 안정시켜야 함을 말함이요,
열번째는 늙은 말이 집으로 돌아가듯이 하는
노마환가격(老馬還家格)이니,
이것은 숨결을 고른 후에 자기 방으로 돌아가
마침내 아내 옆에 조용히 잠들기를
늙은 말이 집에 돌아갈 때와 같이 조심스러이
하여야 함을 말함이라.
선비는 그 후로 이를 일러준 친구를 십격선생
(十格先生)이라 부르며 공경하였다 한다.
- 옮겨온글 -

[출처] 늙은 말이 집으로 돌아가듯|작성자 청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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