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는데는 약도 소용없다
늙는데는 약도 소용없다(老子藥亦無用)
어떤 나이든 재상이 젊은 첩을 두고서 심히
사랑하여 밤마다 잠자리를 같이 하였다.
그러나 첩을 기쁘게 하지 못해 한탄하다가
신묘하다는 가루약을 구해 베개 곁에 두고
아침마다 따뜻한 술에 타서 마시기를 몇달
동안 하였으나 조금도 효험이 없었다.
그런데 마당쇠가 주인이 아침마다 약 먹는
걸 엿보고 틀림없이 좋은 약이라 생각되어
한번 먹어봐야 겠다고 노리던 중에 어느 날
재상이 아침 일찍 공무로 출타한 틈을 타서
그 약을 따뜻한 술에 두어 숟갈 타서 마시고
며칠 후부터 십여일 동안 나타나지 않았다.
재상이 마당쇠가 십여일이 다 되도록 보이지
않자 다른 종에게 불러오라고 하였다.
잠시후 마당쇠가 들어와서 재상이 물어보자
종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소인이 감히 무엇을 속이겠습니까?
대감마님께서 아침마다 잡수시던 약을 두어
숟갈 훔쳐 따뜻한 술에 타서 마셨는데,
며칠후 갑자기 양기가 크게 성하여져 참을수
없어 소인의 처와 밤낮으로 화합하여
십일이 지나도 조금도 굽힐 줄 모르니 이대로
가다가는 곧 죽을 것만 같아 참으로 후회막급
입니다."
재상은 마당쇠의 말을 듣고 한탄하며 말한후
그 약을 모두 분뇨(糞尿) 속에 부어버렸다.
"원래부터 이약은 늙은 사람에겐 전혀 쓸모가
없는 약이로구나."
- 옮겨온글 -
[출처] 늙는데는 약도 소용없다|작성자 청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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