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걸 깔아뭉갤까(美女轢戱)

​어느 귀공자가 나그네가 되어 남방에 놀적에 동문수학하던 벗이 수령으로 있는 유명한 어느 고을에 당도하였다.

귀공자는 홍분(紅粉:기녀)이 만좌(滿座)한 가운데 진수(珍羞)가 거창하게 차려진 잔치상을 대접받게 되었다.

​그러나 마침 그 날이 그 부친의 기일(忌日)인지라 굳이 사양하고 그냥 잠자리에 들었다.

​수청 기생이 들어와 바로 옆에 앉거늘 촛불아래서 바라보니 그 아름다움이 이루 형용할 수 없었다.

​귀공자가 마음 속으로 은근히 생각하되 "기일이고 무엇이고 저것을 깔아뭉갤까?"

"아니면 윤리에 어긋나므로 그만두랴?" 하고 밤이 깊도록 생각하며 결정치 못하고 있었다.

​밤중에 드디어 이불 속으로 수청 기생을 끌어들여 양물(陽物)을 음호에 꽂았다가 곧, 빼내며 가만히 소근거렸다.

​"오늘 이같이 일을 치르다가 그만두는 것은 선친의 기일 때문인데, 그대는 이 법을 아느냐 모르느냐?" 하고 물었다.

그러자 수청 기생이 옷을 떨치며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나 귀공자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도둑이 이미 집안으로 들어왔다가 물건을 훔치지 못하고 도망간다고 능히 도둑의 이름을 면할 수가 있으리오" 하고 꾸짖었다.

- 옮겨온글 -

[출처] ♧ 저걸 깔아뭉갤까?|작성자 청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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