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괴물 / 최영미

En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
문단 초년생인 내게 K시인이 충고했다
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

K의 충고를 깜빡 잊고 En선생 옆에 앉았다가
Mee too
동생에게 빌린 실크 정장 상의가 구겨졌다

몇 년 뒤, 어느 출판사 망년회에서
옆에 앉은 유부녀 편집자를 주무르는 En을 보고
내가 소리쳤다
"이 교활한 늙은이야!"
감히 삼십년 선배를 들이박고 나는 도망쳤다
En이 내게 맥주잔이라도 던지면
새로 산 검정색 조끼가 더러워질까봐
코트자락 휘날리며 마포의 음식점을 나왔는데,

100권의 시집을 펴낸
"En은 수도꼭지야, 틀면 나오거든
그런데 그 물은 똥물이지 뭐니"
(우리끼리 있을 때) 그를 씹은 박선생도
En의 몸집이 커져 괴물이 되자 입을 다물었다

자기들이 먹는 물이 똥물인지도 모르는
불쌍한 대중들

노털상 후보로 En의 이름이 거론될 때마다
En이 노털상을 받는 일이 정말 일어난다면,
이 나라를 떠나야지
이런 더러운 세상에서 살고 싶지 않아

괴물을 키운 뒤에 어떻게
괴물을 잡아야 하나



♤ ㅇ 문재인 정부 들어서자 마자 Mee too 운동이
터지고 사회 각계 각층에서 피해를 본 여성들이
성추행과 성폭행을 폭로했었지요
특히나 문화예술계에서 성적으로 추잡한
일들이 많이 일어납니다
추측컨데 그 이유는 문화예술 분야에서 커려면
그 분야에서 영향력이 있는 자에게 잘 보여야
기회의 문이 열리기 때문일 것입니다
겉으로 드러나진 않아도 자발적으로 옷벗는
신인들도 있다고 봐야 되겠지요
저가 6년 전에 시라는 걸 첨 접할 때에도
들었지만, 고은 시인은 성적으로 참 문란하고
여성을 만지고 더듬고 또는 쉽게 몸을 요구하는
못된 늙은이라는 소문을 이미 들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탁 터져버렸네요

ㅇ 전북 군산 출신이며 33년생이니 아흔 쯤 됐죠
정확히는 몰라도 시집이 100권은 넘을 겁니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 후보로 거론되다가 졸지에
나락으로 떨어졌는데, 남에게 피해를 입히면
언젠간 되돌려받는 겁니다
위에서 말하는 괴물,
은(En)선생은 고은 시인을 말하지요
나머지 부분은 이해하기가 쉽고요
시의 중간 부분에 보면 100권의 시집을 펴낸~~
이 연에서 보듯이 수도꼭지 틀면 물이 나오듯
고은의 창작활동은 왕성했고 다작 시인이죠
그렇지만 그의 작품도 좋은 시도 그의 행동으로
묻혀 버리고 똥물이 되어버렸죠
이제 세상이 다 알아버린 이상 그의 시를 읽는
독자는 그의 시가 아무리 좋아도, 시를 읽으면
그의 추잡함이 떠오르기 때문에 그의 작품들은
이제 더 이상 신비감도 매력도 없는 겁니다
위 최영미 시인의 나름 용감한 고발에 고은은
명예훼손 등으로 법적 대응했지만 패소했지요
이런 시를 사회고발시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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