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가리의 춤사위

지난 일요일 어스름이 내려 앉을 무렵 진천천변 진천공원에 나가 

유채꽃 핀 천변을 거닐다 왜가리한마리 날아들어 가로등위에 앉는다

날아드는 모양새와 또 날아가는 모양새를 보자하니 무슨 춤을 추

듯한 화려한 몸짓에 녹아 들어 셔터를 눌러 본다 

 

2021/04/04 진천천에서

 

[그림이 있는 아침]

바실리 칸딘스키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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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딘스키는 러시아 출신으로 모스크바에서 본 인상주의 전시회때
큰 감명을 받고 법학 교수직을 버리고 뮌헨으로 가 그림 작업을 시작했다.
이후 청기사파라는 표현주의적
추상 운동을 이끌었고, 바우하우스의 교수로 재직하기도 했다.
나치에 의해서 바우하우스가 문을 닫게 되자, 프랑스로 망명했으며, 유기적 형태의 표현주의적 추상을 본격적으로 펼쳐 나갔다.



8.
[이 아침의 詩]

승무
                                   
조지훈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리 깎은 머리
박사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에 황촉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듯 날아가며 사뿐이 접어 올린 외씨보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두오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에 시달려도 번뇌는 별빛이라.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은 손이
깊은 마음속 거룩한 합장인 양하고

이 밤사 귀또리도 지새우는 삼경인데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복사꽃 피는 계절이라 조지훈님의 승무란 시를 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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