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사화의 명주실]
고려와 조선시대 최고의 국가 고시였던 문과(대과)에서 ‘갑과(甲科) 제1인’(수석)으로 합격한 것을 장원급제라고 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사라졌던 청년이 되돌아 올때는 항상 '장원급제'로 금의환향 하기에 많을 것 같지만, 조선 왕조 500년 사에서 장원급제자는 700여 명에 불과했단다.
임금은 문무과에서 급제한 사람에게 종이꽃을 하사했다. 대과에 합격증서를 받는 예식을 창방의(唱榜儀) 또는 방방의(放榜儀)라고 한다. 대과에 급제했을 경우에는 복두(幞頭), 공복(公服), 야자대(也字帶), 흑화(黑靴), 홀(笏), 어사화(御賜花)를 갖춰야 정복이 된다.
급제자들이 하사받은 어사화는 거리를 행진하는 유가(遊街)에서 선보인다. 어사화 길이는 약 90㎝의 가느다란 참대오리 2개를 종이로 감고, 다홍색·보라색·노랑색 등의 꽃송이를 꿰었다. 어사화 한끝을 복두 뒤에 꽂고, 다른 한끝은 명주실로 잡아매어 머리 위로 휘어 넘겨서 실을 입에 물고 유가를 하였다. 지방출신 급제자는 고향에서도 유가를 했단다.
어사화의 명주실을 입으로 문 이유는 무엇일까? 급제자가 입을 벌리는 순간 우아한 곡선을 이룬 어사화는 튕겨져 나가서 헤벌레 하게 된다. 고로, 지위가 올라가면 품위를 갖추고 입조심하라는 의미가 아닐까?
근래, 어사화의 명주실이 그리운 시절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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