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과거 보러 가는 선비와 소나기


한 선비가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는 중이었습니다. 



갑자기 멀리서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선비는 급한 김에 체면 차리지 않고 뜀박질을 하여 근처의 집 처마로 뛰어들었습니다. 



그러나 선비는 이미 후줄근하게 소낙비를 맞은 다음이었습니다. 



그때 안에서 일을 거들고 있던 일꾼이 거들먹거리며 한마디 하는 것이었습니다. 



"개거든 가시오." 



그의 말을 들은 선비는 일꾼이 보통 괘씸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양반 체면에 일꾼과 서로 멱살을 잡고 옥신각신 싸울 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선비는 일꾼에게 다음과 같이 점잖게 한마디 내뱉었습니다. 



"예, 다 개니까 갑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