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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강좌(4)/ 연출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일산 근교의 들판에서 혼자서 사진 소재를 찾아 어슬렁거리다가
굴다리를 만났다. 도로가 새로 생기면서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만든 길지 않은 굴다리였다.

 

대낮인 데도 다리 안은 침침했다.
내가 걸어 들어가고 있는 반대편의 입구엔 빛이 환하다.
굴다리 안의 양 벽면에 전구도 보이지 않는다.
밤이면 무서울 것 같다.

자전거를 탄 노인 한 분이 이 굴다리를 천천히 지나간다.
반대편 입구 쪽에 다다른 그 분의 모습이 마치 혼신의 힘을 다하여
목표지점에 이르러 희망을 노래하는 듯하다.
그래, 이런 모습을 한번 사진에 담아 보자.
희망의 빛.

그 자리에 서서 또 다른 행인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다리가 무너지는 순간을 포착하기 위하여 다리 밑에서 평생을
기다린 작가도 있다는 데 이쯤이야.
기다려도, 기다려도 사람이 올 기색이 느껴지지 않는다.
해가 서산을 맴돈다.

 

나 스스로 모델이 되어 연출을 하기로 했다.
굴다리 한가운데 삼각대를 세우고 적정 노출을 설정한 후
10초 셀프타임으로 카메라를 작동시킨 후 머릿속에 구상했던
구도의
지점까지 잽싸게 달려가서 걷는 모습으로 한 발을 들고
셔터가 닫히기를
기다려 찍은 여러 장의 사진 중 하나이다.

사진을 촬영하다 보면  스스로가 모델이 되어야 할 때도 있다.
만들고자 하는 사진의 일부 피사체가 되는 일이다. 연출이다.
동행자가 있으면 상대방에게 부탁을 하기도 하지만 역할에
어색한 경우는 찍지 않는 쪽이 바람직하다.
스스로 연출도 자주 하여 봄으로써 사진에 반영되는 자신의
모습을 눈여겨보아 두어야 한다.
시쳇말로 폼이 엉성하면 좋은 사진이 만들어 질
수 없기 때문이다.

꽃 사진을 자주 찍는 경우라면 작은 분무기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이슬에 젖은 꽃잎을 만들기 위해서다.
또한 불필요한 가지들을 정리할 수 있는 집게라든지 작은 가위 등도
가방에 넣어두면 쓸모가 있게 된다.
혹자들은 사진을 촬영하는데 다른 꽃이나 가지가 방해가 되면
잘라버리는 경우를 본다.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 경우 화면을 가리지
않게 하기 위하여 묶어 둘 도구가 필요한 것이다.

사진도 예술의 분야다.
그렇기에 더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다각도로 이루어져야 한다.
카메라 앞의 풍경이나 촬영하고자 하는 피사체에 무언가 부족함을
느낀다면 연출로 더하거나 있는 부분을 치우고 깔끔한 화면을 만드는
정성도 필요하다. 하나의 좋은 작품은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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