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과 미인의 로맨스 사랑 - 동백의 낙화

김삿갓과 미인의 로맨스 사랑

 

 

 

김삿갓이 일생을 죽장망혜로 세상을 유람하다

단천 고을에서 결혼을 한 일이 있었다.

 

결혼한 젊은 청춘 남녀의 첫날 밤은, 시간마다

천금이 아닐수 없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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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신방의 촛불이 꺼지고, 천재적 시인과

미인이 함께 어울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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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즐거움이야 어찌 이루 다 말로 표현을

할 수가 있겠는가?

 

뜨거운 시간에 취해 있었던 김삿갓이 갑자기

찬물을 뒤집어 쓴 사람처럼 벌떡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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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을 켜더니 실망의 표정을 지으며 벼루에

먹을 갈고 그 좋은 명필로 일필휘지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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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심내활(毛深內闊)

필과타인(必過他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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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이 깊고 안이 넓어 허전하니

필시 타인이 지나간 자취로다.

삿갓은 그렇게 써 놓고 여전히 입맛만 다시며

한 숨을 내쉬고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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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갓 신랑의 그런 행동을 보고 신부가 의아해

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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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이 일어나는 바람에 원앙금침 위에 홀로

남아 부끄러움에 감았던 눈을 살며시 뜨고

​

김삿갓이 써 놓은 화선지를 살펴보고는 고운

이마를 살짝 찌푸리듯 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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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에 감싼 몸을 일으켜 세워 백옥같은 팔을

뻗어 붓을 잡더니 그대로 내려쓰기 시작했다.

 

후원황률불봉탁(後園黃栗不蜂坼)

계변양유불우장(溪邊楊柳不雨長)

 

뒷동산의 익은 밤송이는 벌이 쏘지 않아도

저절로 벌어지고 시냇가 수양버들은 비가

오지 않아도 저절로 자라니라.

글을 마친 신부는 방긋 웃더니,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 눈을 사르르 감고 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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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가 써 놓은 글을 본 김삿갓은 잠시 풀렸던

흥이 다시 샘솟으며 신부를 끌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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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의 처녀성을 의심하는 글월도 글월이지만

이에 응답하는 글도 역시 문학적으로 훌륭하게

표현해 놓았으니

​

유머도 이쯤 되면 누구도 단순히 음담패설이라

하지는 못할 것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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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의미를 알려고 하기보다 인생을 즐기기

위해 살아가는 한 남자......

[출처] 김삿갓과 미인의 로맨스 사랑|작성자 청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