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이 가득차면 물드는것
청하 허석주
비움이 가득차면 빛이 발하는걸
불타는 하늘을 보고 깨달으니
세월이 손사래치며 그냥 가잔다
슬플새 없는 매정한 인생길에서
맵시라고는 손때 만큼도 없는
투박한 거친날을 걷고 살아왔네
모두 잠이 들어도 잠 못드는 별
어둠에 뭍힌 것들이 사라져도
홀로 잊지못하고 살아가는 달빛
슬퍼도 훔친 그눈물마져 감추고
속심지 끌어 올려 피운 불길
살아 남은 물든날이 꽃이되었네
외로움일랑 헛기침 으로 삼키고
그리움은 노을에 지우고 살자고
붉어진 제 눈속에 다짐 하는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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