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현대가 공존하는 문화의 거리 대구 북성로·교동  <통권 394호> 
관리자 기자, foodbank@foodbank.co.kr, 2018-01-04 오전 03:32:20

 

1906년 겨울 새벽. 대구 행정의 책임자로 있던 관찰사 박중양이 조정의 허락 없이

일본 거류민단과 함께 대구 중구 북쪽을 잇는 성벽을 허문다.

일본인들은 읍성 중심부에 주요 건물을 짓고 그들만의 상권을 형성한다.

일제강점기 때 생긴 수많은 적산가옥과 근대 건축물의 잔재가 대구 북성로와 교동 일대를 중심으로 남아있는 아픈 역사의 단면이다.

이후 북성로는 한국전쟁과 산업화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도시의 발전사와 함께 해왔다.

최근 이 거리에 불빛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수십 년 된 낡은 근대식 건물과 적산가옥에 젊은 장사꾼과 문화인들이 들어오면서 엣지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되고 있다.

역사와 현대 사이의 블랙홀, 그 어디쯤 와있는 듯한 대구 북성로와 교동 거리를 찾았다.
글 황해원 기자 banana725@foodbank.co.kr  사진 이종호 팀장, 각 업체 제공

 

젊은 장사꾼과 문화인들의 공간으로 태동
최근 대구 북성로와 교동 일대가 핫플레이스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젊은 장사꾼이나 문화인들이 오래된 목조건물이나 적산가옥에 터를 잡고

커피나 디저트, 피자, 파스타, 와인 등을 팔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중구청과 시에서 적산가옥을 보존하자는 취지로 몇몇 의미 있는 건축물들은 지정문화재로 등록해놓기도 했지만

그 외 일반 가정집이나 상가로만 이용하던 오래된 목조건물과 적산가옥 중 일부는 오랫동안 방치돼 있었다.

이런 곳에 젊은이들이 찾아 들어와 자신만의 개성과 엣지가 담긴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북성로를 상징하는 거점장소인 공구박물관이 2013년도에 생기고

1930년대 지어진 적산가옥에 삼덕상회라는 카페가 들어섰다.

이후 1910년대, 1950년대 적산가옥 두 채를 믹스해 카페 겸 복합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믹스카페북성로,

1930년대 실제 소금창고로 이용하던 건물에는 와인과 다양한 음식을 판매하는 소금창고가 생겨났다.

1920년대에 지은 경일은행 산하 2층 목조 건물을 레노베이션한 희움일본군위안부역사관도 자리를 잡았다.

264작은문학관은 1930년대에 지은 적산가옥을 뼈대만 남기고 리모델링해 개관했다. 
교동 전자상가 거리에 변화의 물꼬를 튼 것은 약330㎡(100평) 대지에 들어선 디스트릭트게이트5다.

커피와 와인, 맥주와 함께 다양한 요리를 판매하는 곳으로 오랫동안 비어있던 벽돌 건물을 허물고

빈티지 멋이 살아있는 문화공간으로 변신했다.

디스트릭트는 건물주와 몇몇의 투자자들이 합심해 인테리어 공사만 3년간 진행한 후 탄생한 공간이다.

건물 바로 뒤편 ‘슈만’이라는 빵집을 운영했던 장은경 씨가 디스트릭트를 총괄 관리하고 있다. 
디스트릭트가 생기면서 일대엔 감각적인 인테리어의 다양한 음식점들이 생겨났다. 대표적인 곳이

인스턴트카페, 두낫디스터브, 문화장, 릴렉스053, 오일리버거, 크로바 등이다.

문화장은 40년 넘은 오래된 여관 건물을 브랜딩 전문가와 건축가, 무용가 등 다섯 명의 젊은 기획자들이

신인 예술가와 인간문화재들의 작품으로 가득한 신개념 카페공간으로 구현해 화제가 되고 있다.

번화가 동성로와 근접한 것도 강점
교동과 북성로의 또 다른 장점은 번화가인 동성로와 근접해있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낙후돼있던 거리지만 대구 최대 시가지와 가까이 있으니 젊은층의 유입률을 얼마든지 높일 수 있다.

또한 최근 여러 매체에서 북성로와 교동거리를 조명하면서 젊은 상인들과 문화인,

대구시민과 각지 여행객들까지 공구골목과 교동시장을 찾아오고 있다.

카페 두낫디스터브 이상엽 대표는 “이국적이면서 세련된 분위기의 카페를 차리기 위해 상권을 둘러봤다.

동성로는 임대료가 너무 비싸 바로 뒷골목인 교동 쪽을 둘러보다가 지금 자리를 얻었다.

당시만 해도 권리금이 없고 임대료가 저렴했다.

또한 시끄럽고 북적거리는 동성로에 비해 빈티지 분위기의 교동 상권이 오히려 마음에 들었다”고 이야기한다. 




01
교동의 재탄생엔 디스트릭트가 있었다
디스트릭트게이트5


디스트릭트게이트5(이하 디스트릭트)는 한동안 죽어있던 교동에 맨 처음 입점한 곳으로

교동 상권을 활성화한 시초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디스트릭트의 시작은 2013년 겨울. 당시만 해도 교동은 컴퓨터나 각종 전자부품을 파는 매장,

오래된 옷가게 한두 곳 정도만 남아있고 대부분의 상가들이 비어있었다.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오고가는 사람이 없어 저녁 6시만 되면 거리의 모든 불이 다 꺼졌다.

그만큼 낙후돼있던 교동 상권의 가능성을 본 건 장은경 대표다.

그는 이미 오래전부터 교동 근처 이면도로가에서 ‘슈만’이라는 베이커리 카페를 운영해왔다. 




02

빈티지 상권에 들어선 이국적 카페
두낫디스터브


두낫디스터브는 교동 거리 중심에 위치해있다.

낡고 빈티지 느낌이 가득한 교동 상권에 럭셔리하며서도 모던한 외관 인테리어가 다소 언밸런스한 듯하다.

그러나 이러한 반전 매력에 두낫디스터브를 찾는다. 두낫디스터브가 처음 문을 연 건 2016년 10월.

조용하고 을씨년스럽기까지 한 교동 골목을 이상엽 대표는 의외로 매력적이라고 느꼈다. 



03
40년 청수장 여관의 기막힌 변신
문화장


여관 구조 살리면서 곳곳마다 색다른 아이디어 투영
한때 청수장은 대구에서 유명한 여관이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신식 호텔들이 들어오면서

외관과 내부 시설이 낙후돼 애물단지 같은 건물이 되었다.

문화장의 변신에는 박찬영 대표를 비롯한 여섯 명의 예술가들의 크리에이티브한 감각과 기획력이 바탕이 됐다.

광고기획자와 디자이너, 건축가, 인테리어디자이너, 안무가, 바리스타로 구성된 여섯 멤버는 오래돼 낡고 볼품없는

여관 건물을 대구의 新문명으로 만들기에 매력적인 조합이었다.  




04

두 채의 적산가옥이 섞여 탄생한 문화공간 
믹스카페북성로


믹스카페북성로는 1910년과 1950년대 지은 적산가옥 두 채를 자연스럽게 연결한 카페 겸 전시장이다.

도심 속에 세워진 100년 역사의 건물은 그 자체만으로도 웅장한 아우라를 띠고 있다.

이곳은 화가였던 김헌동 대표가 2013년 개인 작업실 공간을 찾아 북성로 일대를 돌아다니다가 적산가옥만의

특색 있는 건물 형태와 특유의 낡은 멋이 마음에 들어 이곳에서 재생 디자인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됐다.




05

100년 전 소금창고가 지금도 소금창고?

소금창고


소금창고는 100년 전 소금창고로 사용했던 목조건물을 개조한 대형 펍이다.

1층 소금창고에서는 전시나 각종 공연 등을 열기도 하고 평상시엔

맥주와 안주, 보드카 등을 다양한 요리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대형 펍으로 변신한다.

사무실 겸 인부들의 휴식처로 사용하던 1층 다른 공간에는

 북성로 명물인 석쇠불고기와 우동에 간단히 소주 한 잔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낮에는 커피나 차를 마시러 오는 이들도 많다. 공간이 시원시원하게 뚫려 있는 데다

대형 규모다 보니 펍과 공연장, 전시장을 아우르는 문화의 장을 구현할 수 있었다. 
 

 
2018-01-04 오전 03:32:20 (c) 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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