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경에는 몇 가지 버전이 있을까?
현재 알려지기로는 20만~40만 가지이다.
어떻게 된 일일까?
기독교는 독특한 종교였다. 화려한 제의를 중시하는 다른 대부분의 고대 종교와는 달리 유대교 시절부터 경전을 중요시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기독교 교단은 읽고 쓸 줄 아는 신자를 중시 여겨 고위직을 주고 성경을 필사하도록 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고대 로마에서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사람이 약 10%에 지나지 않았다. 그나마 기독교 신자들은 거의 하위층이라 문해자가 많지 않았다. 당시 읽고 쓸 줄 아는 사람의 기준도 지금과 달랐다. 그 때에는 글씨를 대충 베껴 그릴 줄만 알아도 글을 읽고 쓰는 사람으로 여겨졌다.
이 때문에 초기 성경 필사본에는 수많은 오류가 생겨난다. 학자들은 이 시기에 20만 개에서 40만 개에 달하는 성경 이본의 대부분이 만들어 졌다고 본다 .
성경 이본은 실수 뿐 아니라 필사자의 의도 때문에도 만들어졌다. 한 예로, 요한복음의 간음한 여인 이야기 (7:53~8:11) 즉,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는 부분은 가장 오래된 권위 있는 사본들(시나이, 바티칸 사본 등)에는 없다. 학계에서는 다른 곳에서 전하는 이야기를 후대에 누군가가 삽입한 것으로 본다.
역사상 가장 큰 논란이 되었던 성경 구절은 사도행전 20장 28절이다. 우리가 보는 성경에 '하느님의 교회'라고 되어 있다. 이 표현은 문맥상 삼위일체론의 강력한 근거가 된다.
하지만 고대 사본에는 이 부분이 '주님의 교회'라고 적혀 있었다. 이 경우 예수가 하느님과 동일하다는 의미가 없어진다. 즉, 삼위일체를 부정하는 주장에 근거가 된다.
이 한 줄 때문에 초대 교회에서는 피바람이 불고 수많은 주교가 불탔다. 학자들은 후대의 필사자들이 삼위일체 교리를 공고히 하기 위해, 혹은 당시 유행하던 이단 사상에 대응하기 위해 ‘주님’을 의도적으로 ‘하느님’으로 수정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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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기독교에는 수많은 복음서와 서신서가 돌아다녔고 중세까지 성경은 지역마다, 필사자마다 내용이 조금씩 달랐다. 이 혼란을 잠재운 것은 인쇄술의 발달과 인문주의의 등장이었다.
르네상스기 에라스무스는 카톨릭교회가 쓰던 라틴어 성경(불가타)의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 그리스어 사본을 모아 최초의 인쇄본 그리스어 신약성경을 펴낸다 (1516년).
당시 유럽의 인쇄업자들은 베스트셀러가 확실한 그리스어 신약성경을 누가 먼저 찍어내느냐를 두고 치열한 눈치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마음이 급했던 에라스무스는 1515년 여름부터 작업을 시작해 이듬해 3월에 책을 낸다.
오늘날로 치면 수천 페이지의 학술 서적을 교정 교열까지 단 1년도 안 되어 끝낸 셈이다. 훗날 에라스무스 스스로도 이 작업이 ‘편집되었다기보다 급하게 쏟아져 나왔다’고 고백했을 정도다.
이 때 에라스무스가 참고할 수 있었던 그리스어 사본은 단 6~7개뿐이었다. 그나마도 12세기 이후의 아주 늦은 사본들이었다. 그가 가진 사본 중 어느 하나도 신약성경 전체를 담고 있지 않았으므로 그는 여러 사본을 짜깁기해 겨우 한 권의 분량을 만들었다.
특히 에라스무스가 구한 요한계시록 사본은 딱 하나뿐이었는데 그나마도 맨 마지막 페이지가 뜯겨나가고 없었다. 마감 기한은 다가오고 사본을 새로 구할 시간이 없던 에라스무스는 라틴어 성경(불가타)을 보고 거꾸로 그리스어로 번역해서 채워 넣는다.
이 과정에서 그는 그리스어 문법에 맞지 않는 단어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실제로 그리스어 사본에는 존재하지 않는 문장을 성경 본문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그럼에도 에라스무스의 판본은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수백 년 동안 ‘공인 본문’이 되었다. 마틴 루터의 독일어 성경과 킹 제임스 성경도 에라스무스 판본을 기반으로 한 것이다.
그러다 1844년, 티셴도르프가 시나이 반도의 수도원에서 4세기에 제작된 수많은 사본을 발견하면서 성경학계가 발칵 뒤집힌다. 에라스무스가 참고했던 사본들보다 훨씬 오래되고 권위 있는 텍스트가 나타난 것이다.
이후 학자들은 수천 개의 사본을 대조하여 '비평 본문(Critical Text)'을 재구성하기 시작한다. 오늘날 전 세계 신학자와 번역가들이 표준으로 삼는 '네슬레-알란트(Nestle-Aland)' 판본이 바로 그것이다.
+시나이 사본은 런던의 영국 도서관 내 '리트블랫 갤러리(Sir John Ritblat Gallery)'에 상설 전시되어 있다。
프랑스 국립 도서관 (Bibliothèque nationale de France, BnF)에는 5세기에 기록된 성경 본문 위에 12세기 시리아의 교부 에프라엠의 설교문이 덧쓰여 있는 코덱스 에프라에미 (Codex Ephraemi Rescriptus가 있다。
영국 도서관 (British Library),에는 5세기경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제작된 알렉산드리아 사본 (Codex Alexandrinus)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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