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다

 

속담에 ‘걷는 사람은 나귀 탄 사람이 부럽고, 나귀 탄 사람은 말 탄 사람이 부럽고, 말 탄 사람은 견마 잡힌 사람이 부럽다고 했다.

요즘 말로 걸어 다니는 사람은 자전거 탄 사람이 부럽고, 자전거 탄 사람은 오토바이 탄 사람이 부럽고,

오토바이 탄 사람은 자가용 탄 사람이 부럽고, 자가용 탄 사람은 기사 둔 사람이 부럽다는 말이다.

​사람은 병이 들어 보아야 비로소 인생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이며 무엇에 감사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된다.

보왕삼매론(寶王三昧論)에 이르기를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마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나니 병고로서 양약을 삼으라는 말도 그런 맥락이다.

중환자실에 있는 환자의 가족들은 일반 병실로 가도 좋다는 의사의 지시가 떨어지길 학수고대하며 피를 말리는 하루하루를 이어간다.

​그러다가 일반 병실로 옮기게 되면 마치 완쾌라도 된 듯이 기뻐하다가

그것도 잠시, 일반 병실에 옮기고 나서 시간이 흐르면 중환자실을 벗어난 기쁨은 사라지고,

또다시 퇴원해도 좋다는 의사의 말을 기약 없이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견뎌야 한다.

환자들의 회복 속도는 저마다 다르다.

며칠 전 중환자실에서 일반실로 옮겨온 환자인데 어느새 자기 손으로 식사를 하는가 하면,

몇 달째 있는 환자인데도 아직도 코 줄로 미음을 넣어주고 있다.

코 줄로 미음을 주입받는 환자의 가족은 미음을 숟갈로 떠받아먹는 환자를 보며 “얼마나 좋겠느냐?"라며 부러워하는지.

그런가 하면 미음을 수저로 떠 넣어주는 환자의 가족은 자기 손으로 밥을 먹고 있는 환자를 보면서

“우리는 언제 저렇게 자기 손으로 밥을 먹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하며 부러워한다.

저마다 상태가 다른 환자를 간병하고 있는 가족들은 환자가 식사를 하는 것,

대소변을 보는 것, 그런 일상적인 동작 하나하나에 일희일비(一喜一悲) 한다.

지금 그들에게 지금은 누가 아파트 몇 평에 살고 있는지, 배기량 얼마 짜리 승용차를 타고 다니는지는 관심에도 없다.

​늘 그런 비교 속에서 평생을 살아온 우리였는데...

음성 꽃동네 입구에는 커다란 비석이 서 있고 거기에 이런 글이 새겨져 있다.

“얻어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하느님의 은총입니다.”

꽃동네의 창설자이신 오웅진 신부의 묵상 글이라고 한다.

중국에는 “물 위를 걷는 것이 기적이 아니고 땅 위를 걷는 것이 기적이다”라는 말이 있다.

뇌경색으로 쓰러졌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나 어려운 재활치료 끝에 다시 걸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이 말의 의미를 절감하리라.

이웃 블로그에서 가슴에 와닿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사는 것이 너무 힘들다고 생각되거든/ 한겨울 새벽 시장에 나가 보세요./

손발 얼리며 열심히 사는 그들을 보면/ 당신이 힘든 것은 위로를 받을 것입니다./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면/ 병원에 가서 중환자 가족을 만나봐요./

 

환자를 위한 그들의 애타는 염원을 들어보면/ 당신이 지금 살아있음에 감사할 것입니다.//

    

새벽 시장에 가보지 않아도, 중환자실에 가보지 않아도 “얻어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신의 은총입니다.”라는

이 말 한마디만 조용히 묵상해 보아도 지금까지 너무 많은 것을 욕심내며 살아왔다는 것을 반성하게 됩니다.

오늘 내가 어제와 같음에 그리고 온 가족이 무탈함에 진심으로 감사하게 된다.

“제 손으로 밥 떠먹고, 제 발로 걸어 다니고, 스스로 대소변 볼 수 있다면 더는 바라지 말아요."

- 좋은 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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