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탐[食貪]
연말에 서울에 있는 큰딸과 아들이 내려와
모처럼 다섯 식구가 다 모였다.
오랜만에 만나는 자식들을 보노라면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른 느낌이다.
Wife가 자식들 온다고 새벽부터
동분서주(東奔西走) 마트를 다니고
분주히 음식을 만들더니
차려진 음식이 환상적이다.
화기애애한 식사시간이 끝날 즈음
마지막 남은 고기 한 점이 내 눈에 들어왔다.
젓가락으로 고기를 집는 순간
“아빠는 식탐이 많다”라고 큰딸이 한마디 한다.
아뿔싸! 이게 무슨 김밥 옆구리 터지는 소리인고?
젓가락에 달린 고기를 내려놓을 수도 없고
입으로 가져갈 수도 없어 들고만 있다.
“아빠는 먹어도 되나 묻고는
항상 마지막 남은 음식은 혼자 다 드신다.”라고
이번에는 막내딸이 또 공격 해온다.
음식 끝에 마음 상한다는 말을 들어 봤지만 밥 먹다가 날벼락 맞는 기분은 처음이다.
“뭐여?” 하려고 할 때 Wife가 끼어들며
“아빠의 식탐을 이제 알았나?”
참으로 어이가 없지만 셋이나
공격을 해 오니 인정은 해야 하는데 인정하기는 싫고, 삽시간에
일어난 일이라 멍멍하기만 해서
“내 돈 주고 싼 음식 내가 먹는데 어쩔래?” 하곤 웃고 넘겼다.
식사가 끝나고
음식 쓰레기를 비운다는 핑계로 화단에 내려와서
담배를 피우며 생각을 정리해 본다.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어머니가 장사하셨기에
진미성찬 말은 들었어도
구경 한번 못했고
외식이란 말도 들어서 잘 알지만
결혼하기 전까지 가족들과 외식은 한 번도 없었다.
내 청소년기에는
부추김치에 물로 밥 말아서 먹었고
콩나물국에 밥 말아서 김치와 먹었고
집안 형편이 좋아지면서 라면을 주로 먹었다.
오죽하면
중, 고등학교 입학 선물이
어머니와 같이 서문시장 가서 먹은
짜장면 한 그릇이다.
사회에 나와서
운이 좋아 접대를 받기도 하고
접대하는 처지로 지금까지
쭉 살았기에 좋은 음식은
다 먹고 살았지만
아무래도 어릴 적에 제대로
먹지 못한 보상심리가 작용한 것 아닌가?
내 궁색한 변명(辨明)을 정리해 본다.
음식 쓰레기를 비우고 올라가서
후식으로 Wife가 과일을 준비해 놓은 자리에 다시 앉았다.
눈치 빠른 큰딸이 ”아빠! 삐졌어?“
솔직히 삐졌지만 애써 태연하게
”내 식탐 많은 것은 인정하지만
궁색한 아빠는 아니잖아?”라고 했더니
“식탐 많다고 했지, 궁색한 아빠라는 말은 아니잖아”
거참!
내가 뭘 그렇게 먹었다고?
연말에 서울에 있는 큰딸과 아들이 내려와
모처럼 다섯 식구가 다 모였다.
오랜만에 만나는 자식들을 보노라면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른 느낌이다.
Wife가 자식들 온다고 새벽부터
동분서주(東奔西走) 마트를 다니고
분주히 음식을 만들더니
차려진 음식이 환상적이다.
화기애애한 식사시간이 끝날 즈음
마지막 남은 고기 한 점이 내 눈에 들어왔다.
젓가락으로 고기를 집는 순간
“아빠는 식탐이 많다”라고 큰딸이 한마디 한다.
아뿔싸! 이게 무슨 김밥 옆구리 터지는 소리인고?
젓가락에 달린 고기를 내려놓을 수도 없고
입으로 가져갈 수도 없어 들고만 있다.
“아빠는 먹어도 되나 묻고는
항상 마지막 남은 음식은 혼자 다 드신다.”라고
이번에는 막내딸이 또 공격 해온다.
음식 끝에 마음 상한다는 말을 들어 봤지만 밥 먹다가 날벼락 맞는 기분은 처음이다.
“뭐여?” 하려고 할 때 Wife가 끼어들며
“아빠의 식탐을 이제 알았나?”
참으로 어이가 없지만 셋이나
공격을 해 오니 인정은 해야 하는데 인정하기는 싫고, 삽시간에
일어난 일이라 멍멍하기만 해서
“내 돈 주고 싼 음식 내가 먹는데 어쩔래?” 하곤 웃고 넘겼다.
식사가 끝나고
음식 쓰레기를 비운다는 핑계로 화단에 내려와서
담배를 피우며 생각을 정리해 본다.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어머니가 장사하셨기에
진미성찬 말은 들었어도
구경 한번 못했고
외식이란 말도 들어서 잘 알지만
결혼하기 전까지 가족들과 외식은 한 번도 없었다.
내 청소년기에는
부추김치에 물로 밥 말아서 먹었고
콩나물국에 밥 말아서 김치와 먹었고
집안 형편이 좋아지면서 라면을 주로 먹었다.
오죽하면
중, 고등학교 입학 선물이
어머니와 같이 서문시장 가서 먹은
짜장면 한 그릇이다.
사회에 나와서
운이 좋아 접대를 받기도 하고
접대하는 처지로 지금까지
쭉 살았기에 좋은 음식은
다 먹고 살았지만
아무래도 어릴 적에 제대로
먹지 못한 보상심리가 작용한 것 아닌가?
내 궁색한 변명(辨明)을 정리해 본다.
음식 쓰레기를 비우고 올라가서
후식으로 Wife가 과일을 준비해 놓은 자리에 다시 앉았다.
눈치 빠른 큰딸이 ”아빠! 삐졌어?“
솔직히 삐졌지만 애써 태연하게
”내 식탐 많은 것은 인정하지만
궁색한 아빠는 아니잖아?”라고 했더니
“식탐 많다고 했지, 궁색한 아빠라는 말은 아니잖아”
거참!
내가 뭘 그렇게 먹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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