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흉악한 새우젓 사시오

궐한궐녀(厥漢厥女) : 그 사내에 그 여인

한 사내가 해가 높도록

이불을 끼고 누워 있는데

새우젓을 파는 여인이

그집 마당으로 들어와서 말했다.

"새우젓 사시오."

사내가 창 사이로 내다보니

새우젓 장수의 외모가 반반하여

거짓으로 앓는 소리를 내면서,

그녀에게 말했다.

"내가 병이 들어 누워있어

지금 일어나지 못하니

조금도 꺼림칙하게 여기지 말고

이 방으로 들어와서

이 그릇을 가져다가

새우젓 두 푼어치만 담아주시오."

여인은 그 말을 믿고

방으로 그릇을 가지러 들어가자

사내가 갑자기 이불을 들치며

벌거벗은 몸으로

자신의 양물을 크게 뻗쳐들고

여인에게 덤벼들었다.

"이게 무슨 짓이요?

흉악해라, 흉악해라!"

여인은 그 흥이 극에 달하자

"흉악! 흉악!" 소리만 계속 나와

일을 마친 후, 새우젓 통을 이고

그 집 문을 나서면서도,

"흉악! 흉악!

흉악한 새우젓 사시오.

맛있는 흉악한 새우젓 사시오!"

새우젓 장수 여인이

외치는 소리를 듣는 사람들은

무슨 새우젓을 팔고 다니는지 몰라서

기이하게 생각하였더라 한다.

- 옮겨온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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