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복의 '단오풍정' 감상하기

단오풍정(端午風情), 혜원 신윤복
단오풍정(端午風情)은 신윤복의 '혜원전신첩'
30장면 중에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단옷날 그네 타기를 나온 여인들이 시냇가에
그네를 매고 냇물에서 몸을 씻으면서 즐기는
장면을 묘사한 것이다.

그림의 왼쪽 아래 물가에서 치마를 위로 걷어
올리고 가슴을 완전히 드러낸 채로 몸을 씻고
있는 네 명의 여인이 보인다.
특히 맨 왼쪽에 서있는 여인은 자신의 치마로
배와 엉덩이만 살짝 가리고, 아래와 젖가슴이
드러난 반라의 모습이다.

오른쪽 맨 위쪽에 있는 여인은 머리를 다듬고
있으며, 얼마나 큰 머리를 만들려는지 가체를
넣어 땋은 머리가 무척 두툼하고 길다.
풍성한 다리 (월자)를 다듬고 있는 여인 옆에
단장을 다하고 완성된 머리를 만지면서 위를
보고 있는 여인이 앉아있다.
그 두명의 여인 앞쪽에는 노란 저고리에 붉은
치마를 곱게 입은 여인이 그네를 타려고 왼쪽
발을 그네의 발판에 올려놓고 있다.

화면의 오른쪽 하단에는 보퉁이를 이고 오는
아낙이 보이는데 민저고리를 입고 짙은 청색
치마위에 앞치마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서
서민층 여인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여인도 그 당시에 유행하던 가슴이
모두 드러날 정도로 짧은 저고리를 입고 크고
풍성한 얹은머리를 하고 있다.
보퉁이 속에는 목욕하는 여인들이 갈아입을
새 옷이 들어있을 수도 있고, 보자기 사이로
병의 주둥이가 삐죽이 나온 것을 보면
먹을거리나, 술을 가져오는 것으로 보이기도
하며 아마도 목욕을 하는 여인들의 심부름을
하고 있는 종으로 보인다.
그네를 맨 커다란 나무가 있는 언덕과 계곡을
배경으로 설정해 10명이나 되는 많은 인물을
자연스럽게 그려냈다.
겉으로 보면 이것이 다인 듯 싶지만 신윤복의
대표적 장기인 해학과 관음이 서려있다.

이 그림에는 여인들 외에도 이들을 훔쳐보는
인물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보는 사람들에게
재미를 더해준다.
바위 뒤에 몸을 숨기고, 이 기막힌 광경의 반라
여인들을 엿보고 있는 두명의 동자승이 화면을
웃게 한다.
동자승들의 시선을 보면 뜻밖의 광경에 시선을
어디에 둘지 침을 꿀꺽 삼키면서 두리번거리고
있는 듯하다.
동자승들이 훔쳐보는 곳이 각기 다르며 오른쪽
동자승은 개울가에서 몸을 씻고 있는 여인들을
훔쳐보고 있다.
그런데 왼쪽 동자승의 눈은 그네타는 여인에게
가 있으나 그네타는 여인은 차림새가 온전하게
가려져 있으며 동자승은 나무를 보고 있다.

신윤복은 나무를 그려놓은 척 하면서도 여인의
음문(陰門)을 그려놓은 것이다.
그리고 바위 뒤에 있는 두 동자승을 지워보라!
바위의 갈라진 모양새가 양옆으로 둔부와 같이
언덕이 배치되어 있다고 설명해도 되지 않을까.
이 그림의 핵심은 어린 동자승이란 의외의 인물
기용에 있으며, 신윤복의 신의 한 수이다.
나무꾼이나 보통의 남자, 동네 악동이라도 그려
넣었으면 될 일인데 왜 하필이면 어린 동자승을
등장시켰을까?
절집의 준엄한 계율을 한창 배우기 시작한 어린
동자승이 무슨 죄가 있다고, 그들에게 관음증을
유발시켰는지 허를 찌른다.
양반 귀족의 위선과 불륜을 대담하게 파헤치고
풍자하면서 성 풍속을 과감하게 화폭에 담아낸
혜원 신윤복의 관음의 그림 세계를 생각해보면
충분히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 옮겨온글 -

[출처] 신윤복의 '단오풍정' 감상하기|작성자 청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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