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답게 죽고자 하였더니 살아남았다.

2차 대전 중 독일군이 유대인을 대규모로 학살할 때 가장 걸림돌이 된 것은 독일군 병사들의 마음속에 있는 인간의 양심이었다고 한다.

병사들의 그 양심을 마비시키려고 독일군 수뇌부는 유대인들을 '짐승'으로 만들었다. 수만 명을 가둔 수용소에 화장실을 한 개만 만들었다.
유대인들은 아무 데나 배설했고...
배설물과 뒤섞인 짐승 같은 인간의 모습을 보며 독일군의 양심은 마비되어 사라져 갔다.
독일 병사들의 눈에 유대인이 짐승으로 보이기 시작하면서 학살은 수월해졌다.

수용소에서 생존하게 된 유대인은 대체로 인간다움을 잃지 않았던 사람들이었다.
매일 새벽이면 유대인에게는 1인당 따뜻한 물 한 컵씩이 제공되었다.
인간다움을 지키려는 사람은 조금만 먹고 나머지 물을 아껴 세수를 했다.

그리고 최후로 남은 물을 조금 사용해서 옷 조각으로 이빨을 닦고 수용소에서 발견한 유리조각으로 깨끗하게 면도를 했다.
오늘 죽어도 인간다움은 잃지 않겠다는 몸부림이었다.
독일군에게 가장 무서운 저항은 그런 인간다움을 지키려는 몸부림이었다.

‘짐승 죽이기’는 쉽지만 ‘인간 죽이기’는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독일군은 유대인들이 인간이길 포기하고 짐승이 되길 원했지만, 끝없이 인간다움을 위해 몸부림친 유대인들은 죽더라도 짐승이 아닌 인간으로 죽기를 원했다.

매일 정해진 시간이 되면 독일군은 처형할 유대인들을 골라냈다.
모습은 더럽지만 잘 면도를 하여 인간의 얼굴을 한 유대인은 처형 대상에 선택되지 않았다.
인간답게 죽고자 하였더니 살아남았다.

내가 나를 포기하면 남도 나를 포기한다. 누군가 나를 붙들어 주지 않는다.
잊지 마라.
당신은 이 세상에서 가장 존귀하고 가치 있는 존재라는 것을.
(퍼온글 리뉴얼 박종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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