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에게 재산 반을 날린 부자
옛날 어느 시골에 재산이 상당한 부자가 살았다.
어느날 주막에 기생이 새로 들어왔는데 미색이
빼어나 부자가 기생에게 반하고 말았다
부자는 어떻게 하면 기생과 함께 하룻밤을 같이
동침할 수 있을까 생각하고 있었다.
드디어 어느날 부자에게 기생과 주안상을 놓고
마주앉는 기회가 찾아왔다.
부자는 기생에게 하룻밤 잠자리를 같이 해주면
자기가 가진 재산의 반을 주겠다고 제의했다.
기생은 거절할 이유가 없어서 그 자리에서 바로
승낙하고 비단금침을 펴고 동침에 들어갔다.
그런데 부자가 기생과 하룻밤을 자고나니 자기
재산의 반을 주기가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부자는 아침에 사또를 찾아가서 어젯밤
기생과 동침하게 된 사연을 이야기 하였다.
부자는 기생과 동침하고 재산의 반을 주겠다는
약속을 했으나 그 계약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사또가 그에게 이유를 묻자 첫재 집이 헌집이고
둘째 집이 너무나 크며 셋쩨 방이 냉방이었다고
이유를 댓다.
사또가 판결을 하기 위해 기생을 불러 어젯밤에
부자와 계약하고 동침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예, 있습니다."
사또가 기생에게 부자는 이런 저런 사유로 인해
계약이 무효라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기생이 사또에게 조목조목 대답을 하면서 첫째
우리네 기생은 새집과 헌집이 따로 없고,
둘째 집이 크게 보였던 것은 새간살이가 작아서
집이 크게 보엿을 뿐이며,
셋째 방이 냉방이었던 이유는 들어온 놈이 불을
제대로 지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불을 지펴야 하는데, 불을 지피지 못하니 방이
어떻게 따뜻해 지겠습니까?"
사또는 기생의 말이 맞는 것 같아 기생의 손을
들어 줌으로서, 부자는 꼼짝없이 재산의 반을
기생에게 줄 수 밖에 없었다.

[출처] 기생에게 재산 반을 날린 부자|작성자 청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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