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물 파는 보살 할매
전인식
얇은 봄 햇살도 머리에 이면
무거운가 보다
시끌벅적 사람들 소리 요란한 시장 어귀
한 보따리 봄나물 펼쳐 놓고 고갯방아를 찧는 할머니
나물 팔 생각은 아예 잊어버리고
꿈속 극락 미리 다녀오시는 모양이다
할머니 대신 파릇파릇 눈을 뜨고 있는
저 봄나물 다 팔고 나면
늙은 영감 저녁상에 간고등어 한 마리 올릴 수 있을까
냉이 달래 쑥
사이소 사이소 외치지도 않고
마음 다 아는 듯 눈 감고 앉은 모습이
왠지 경주 남산 바위 속 보살님
걸어 나온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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