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보면 렌즈가 보인다(1) - 캐논, 니콘, 소니

이상우


제품의 이름(모델명)에는 각 회사만의 숨은 규칙이 있고, 이 이름만 보면 크기나 성능/기능 등을 가늠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노트북 모델명에 붙는 13, 15 등의 숫자나 모니터 모델명에 붙는 27, 34 등은 화면 크기를 의미한다(참고: 모델 명으로 보는 DSLR 카메라 - http://it.donga.com/14030/).

카메라 렌즈는 이런 특징이 더 잘 나타난다. 모델명에 구매 시 고려할 수 있는 대부분의 사양이 표시돼있기 때문이다. 렌즈 모델명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정보는 크게 초점거리(화각), 최대 조리개 개방 값, 렌즈 포맷(풀 프레임/크롭 바디), 손떨림 방지 기능 유뮤 등 다양하다. 지금부터 카메라 렌즈 이름에 숨어있는 의미를 알아보자.

다양한 렌즈

제조사를 막론하고 모델명만으로 알 수 있는 정보는 초점거리와 최대 조리개 개방 수치다. 우선 초점 거리는 렌즈 종류에 따라 하나 혹은 두 개의 숫자가 있다. 단초점 렌즈(단렌즈, 초점거리가 고정된 렌즈)는 24mm, 50mm 등 하나의 숫자만 표시돼 있으며, 다초점 렌즈(줌렌즈, 초점거리를 조절할 수 있는 렌즈)는 18-105mm, 18-135mm 등 최소~최대 초점 거리를 표시한다.

렌즈의 초점거리

*참고기사: 광각렌즈와 망원렌즈의 차이 - http://it.donga.com/15359/

조리개를 최대로 열 수 있는 값은 초점거리 바로 다음에 F1.8이나 F3.5-5.6 등으로 표시한다. 전자는 단렌즈, 후자는 줌렌즈다. 보통 줌렌즈는 줌을 할수록 조리개 최대 개방 값이 줄어든다. 이를 '가변 조리개'라고 부르는데, '18-135mm F/3.5-5.6'이라고 표시된 렌즈는 초점거리 18mm에서 조리개를 최대 F3.5까지, 135mm에서 최대 F5.6까지 개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초점거리와 가변조리개

반면 단렌즈는 초점거리가 하나로 고정돼있기 때문에 조리개 개방 값도 하나만 표시한다.

간혹 줌렌즈 중에서 조리개 개방 값을 하나만 표시하는 제품이 있다. 이를 '고정 조리개'라고 부른다. 줌렌즈지만, 모든 초점거리 구간에서 일정한 조리개 개방 값을 지원한다는 의미다. 이런 렌즈는 최대망원에서 조리개를 상대적으로 많이 열 수 있어, 사진이 흔들리지 않으며, 배경을 흐리게 처리하는 아웃포커싱 효과도 비교적 쉽게 구현할 수 있다.

고정조리개를 사용한 줌렌즈

지금까지 제조사와 관계없이 공통으로 표시하는 정보를 알아봤다. 그런데 렌즈에는 초점거리나 조리개 말고도 포맷, 손떨림 방지 기능, 특수 코팅 렌즈 적용, 초음파 모터 등 다양한 기술과 기능을 적용한다. 제조사마다 이러한 기술/기능을 부르는 명칭이 다르다.

포맷

포맷은 DSLR 카메라 바디에 사용한 이미지 센서 크기와 해당 이미지 센서에 맞는 렌즈 규격을 말한다. 이를 부르는 방식은 제조사마다 차이가 있다.

*참고기사: 크롭 바디와 풀 프레임의 차이 - http://it.donga.com/19747/

캐논은 풀 프레임용 렌즈를 EF 렌즈, 크롭 바디용 렌즈를 EF-S 렌즈라고 부른다. EF란 'Electronic Focus'의 약자로, 자동초점 기능을 갖춘 렌즈를 의미한다. 참고로 캐논의 렌즈 제품군 중에 EF-M 렌즈는 미러리스 카메라용 렌즈 제품군을 뜻한다.

캐논 EF-S 렌즈

니콘은 풀 프레임용 렌즈를 FX 렌즈, 크롭 바디용 렌즈를 DX 렌즈라고 부른다. DX 렌즈에만 이를 표시하며, 이 표시가 없는 니콘 렌즈는 FX 렌즈다. 참고로 니콘은 자동초점 렌즈를 AF렌즈라고 부른다.

소니는 DSLR 카메라용 렌즈를 A마운트 렌즈(SAL)라고 부른다. 이 중 크롭 바디용 렌즈에만 'DT'라고 표시하며, 풀 프레임용 렌즈에는 아무런 표시가 없다. 참고로 E마운트 렌즈(SEL)는 미러리스 카메라용 렌즈 제품군이다.

손떨림 방지

손떨림 방지 기능은 말 그대로 흔들림을 보정 해주는 기능이다. 이런 기능이 있는 렌즈를 사용하면 삼각대를 사용할 수 없는 장소나 광량이 부족한 곳에서도 비교적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캐논은 손떨림 방지 기능을 IS(Image Stabilizer)라고 부르며, 니콘은 VR(Vibration Reduction)이라고 부른다. 소니는 이를 OSS(Optical SteadyShot)이라고 부른다.

손떨림 방지 기능이 있는 렌즈

자동초점 모터

자동초점 렌즈에는 이 자동초점 기능을 사용하기 위한 모터가 있다. 이 모터의 유무 혹은 모터의 종류 역시 렌즈 모델명에 표시돼 있다.

캐논은 초음파 모터를 장착한 렌즈에 USM(Ultrasonic Motor)이라는 단어를 붙인다. 초음파 모터는 기계식 모터와 비교해 구동 소리가 조용하며, 자동 초점 속도가 더 빠른 것이 특징이다. STM(Stepping Motor)은 스테핑 모터를 적용한 모델이다. 스테핑 모터는 USM보다 더 조용하며, 특히 피사체 추적 기능(서보AF) 이 있는 카메라와 결합해 사용하면 동영상 촬영 시 잡음(렌즈 구동음)이 녹음되지 않고 움직이는 피사체를 따라 정확하게 초점을 맞출 수 있다.

STM을 적용한 24mm 단렌즈
<STM을 적용한 24mm 단렌즈>

니콘은 모터 유무에 따라 AF 렌즈와 AF-S 렌즈로 구분한다. AF 렌즈는 렌즈에 자동 초점을 위한 모터가 없는 모델로, 카메라 본체에 있는 모터를 이용해 자동 초점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본체에 자동 초점 모터가 없는, 일명 '고자 바디'에 AF 렌즈를 결합하면 자동 초점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 이와 달리 AF-S 렌즈는 렌즈 자체에 초음파 모터를 내장한 모델이다. 앞서 말한 고자 바디에 연결해도 자동초점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바디 자동 초점 모터 구동 레버
<이 레버가 있는 모델은 바디에 자동초점 모터가 있다>

소니는 자동 초점 구동 모터를 내장한 렌즈에 SAM(Smooth Autofocus Motor)이라는 단어를 붙인다. 이 역시 카메라 본체의 렌즈를 사용하는 것보다 부드럽고 소음이 적다. 이와는 별도로 초음파 모터를 사용한 렌즈에는 SSM(Super Sonicwave Motor)이라는 단어를 붙인다.

렌즈의 소재와 종류

일부 모델은 렌즈의 소재를 다르게 하거나 코팅을 통해 화질을 개선하는 경우도 있다. 가령 캐논은 특수 코팅을 한 렌즈에 SWC(Sub Wavelength Structure Coating, 보조파장 구조 코팅)라는 용어를 붙인다. 렌즈 유리 표면과 공기의 경계에서 발생하는 반사광을 특수 코팅을 통해 줄이고 렌즈 플레어 현상을 줄인 모델이다. 다만 이 용어를 제품 이름에 직접 사용하지는 않는다.

니콘과 소니는 특수 저분산 유리를 사용한 제품에 ED(Extra-low Dispersion)라는 단어를 붙인다. 이 특수 유리를 통해 광학적으로 발생하는 *색상 왜곡을 줄일 수 있다.

특수 저분산 유리를 사용한 렌즈

*빛은 파장에 따라 휘어지는 정도가 다르다. 무지개를 볼 때 안쪽이 보라색, 바깥쪽이 빨간색으로 나타나는 것은 이 굴절도의 차이 때문이다. 이를 색수차라고 부르는데, 렌즈의 경우 줌을 할 수록 이 색수차가 커진다.

소니는 투과율을 높여 사진의 선명도를 확보한 코팅 유리 렌즈에 T*(T-star)라는 용어를 붙인다. 이는 칼자이스(Carl Zeiss) 사의 특수 코팅 기술로, 렌즈를 통해 들어오는 빛을 반사하지 않고 대부분 통과시킨다.

지금까지 각 제조사의 렌즈 모델 명칭에 관해 알아봤다. 이어지는 기사에서는 탐론, 시그마 등 서드파티 렌즈 제조사의 모델 명칭에 관해 소개할 계획이다(http://it.donga.com/20178/).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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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보면 렌즈가 보인다(2) - 서드파티

이상우


렌즈 모델명에는 각 렌즈의 속성과 기능이 숨어있다. 여기에는 렌즈의 초점거리, 조리개 개방 값, 대응하는 이미지 센서, 손떨림 방지 기능 유무, 사용한 렌즈의 종류 등 다양한 정보가 있다. 즉 렌즈 이름을 읽는 법을 안다면, 렌즈 구매 시 각 모델의 특징과 성능을 가늠할 수 있다. 지난 1부에서는 캐논, 니콘, 소니 등 대표적인 카메라 제조사의 렌즈 읽는 방법을 알아봤다(http://it.donga.com/20013/). 이번에는 대표적인 서드파티 렌즈 제조사 탐론, 시그마, 토키나 등의 렌즈 제품명에 관해 알아보자.

다양한 종류의 렌즈

서드파티란?

우선 서드파티라는 용어에 관해 알아보자. 서드파티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공식 제조사 외에 공식 규격에 맞춰 제품을 생산하는 중소규모 외부 개발사를 일컫는다. 앞서 말한 캐논, 니콘, 소니 등은 각각의 렌즈 규격(마운트)를 사용하는데, 서드파티 렌즈는 독자적으로 각 제조사의 바디에 맞는 렌즈를 생산해 공급한다. 성능과 비교해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기 때문에 일부 카메라 애호가는 이를 애용하기도 한다.

초점거리와 조리개

렌즈의 초점거리와 조리개를 확인하는 방법은 대표 제조사의 렌즈와 서드파티 렌즈가 동일하다. 렌즈는 크게 초점거리가 고정된 단초점 렌즈(단렌즈)와 광각에서 망원까지 다양한 초점거리를 표현할 수 있는 다초점 렌즈(줌렌즈)로 나뉜다. 전자는 24mm, 50mm 등 하나의 초점 거리만 표시돼 있으며, 후자는 18-105mm, 18-135mm 등 광각과 망원 두 가지 초점 거리를 표시한다.

조리개 역시 초점거리에 붙여서 F1.8, F3.5-5.6 등으로 표시하는데, 이는 조리개를 열 수 있는 최대 개방값을 뜻한다.

시그마 35mm 단초점 렌즈

포맷

포맷은 DSLR 카메라 바디에 사용한 이미지 센서 크기와 해당 이미지 센서에 맞는 렌즈 규격을 말한다. 시그마는 풀 프레임용 렌즈에 DG, 크롭바디에는 DC라고 표시한다. 탐론은 풀 프레임에 Di, 크롭바디에 Di II라고 표시하며(Di III는 미러리스용), 토키나는 각각 FX와 DX로 표시한다. 즉 시그마의 DG 렌즈는 캐논의 EF 바디나 니콘의 FX 바디에, DC 렌즈는 EF-S 바디나 니콘의 DX 바디에 대응한다는 의미다(물론 풀 프레임용 렌즈를 크롭바디에 연결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 - http://it.donga.com/19747/).

탐론 풀 프레임용 24-70mm 렌즈

*참고: 캐논은 풀 프레임과 크롭바디를 각각 EF와 EF-S로 부르며, 니콘은 FX와 DX로 부른다. 소니는 풀 프레임용 렌즈에는 아무런 표시를 하지 않으며, 크롭바디 렌즈에만 DT라고 표시한다.

덧붙여 설명하면 시그마 DG 렌즈나 탐론 Di 렌즈 등은 풀 프레임 규격에 대응한다는 의미다. 각 서드파티 렌즈는 동일한 사양이라도 캐논이나 니콘 등 카메라 바디 전용으로 출시되며, 이런 전용 렌즈는 서로 호환하지 않는다. 따라서 서드파티 렌즈 구매 시 어떤 제조사 전용 바디인지 확인해야 한다.

서드파티 렌즈는 구매 시 바디 호환 규격을 확인해야 한다

손떨림 방지

손떨림 방지 기능은 렌즈에 광학정 보정 기능을 탑재해 사진이 흔들리는 것을 막아주는 기능이다. 이런 기능을 통해 광량이 부족한 곳에서도 비교적 선명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특히 작은 흔들림도 크게 나타나는 초망원 촬영이나 충분한 밝기를 얻기 어려운 접사 촬영 시 손떨림 방지 기능의 필요성이 커진다. 시그마는 손떨림 방지 기능을 OS(Optical Stabilization), 탐론은 VC(Vibration Control)라고 부른다.

자동초점 모터

자동초점 기능을 지원하는 렌즈 대부분은 랜주 내부에 초점 조절을 위한 모터를 내장한다. 수동초점 렌즈에서 초점 링을 손으로 돌리는 동작을 자동초점 모터가 대신해주는 셈이다. 덧붙여 모터를 내장하지 않은 자동초점 렌즈도 있는데, 이 경우 바디에 있는 자동초점 모터를 이용해 초점을 맞춘다. 렌즈 이름에는 자동초점 모터의 종류를 표시한다. 보통 아무런 표시가 없으면 일반 모터를 사용한 모델이다.

이와 달리 초음파 모터를 사용한 모델도 있다. 초음파 모터는 일반 모터보다 소음이 적으며 자동초점 속도와 정확도도 비교적 빠르다. 시그마는 초음파 모터를 장착한 모델에 HSM(Hyper Sonic Morter)이라는 단어를, 탐론은 USD(Ultrasonic Silent Drive)나 PZD(Piezo Drive)라는 단어를 붙인다.

초음파 모터를 내장한 레늦의 제품명

렌즈 소재와 종류

렌즈 중에는 특수 저분산 유리를 사용해 색수차를 줄여주는 모델도 있다. 색수차란 빛의 굴절도 차이 때문에 색상 왜곡이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빛은 원래 파장에 따라 휘어지는 정도가 다른데, 무지개가 다양한 색상으로 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다. 무지개의 안쪽이 보라색에 가깝게, 바깥쪽이 빨간색에 가깝게 보이는 이유는 보라색 빛과 빨간색 빛의 굴절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렌즈의 경우 망원 렌즈일수록 색수차가 크게 나타난다.

무지개는 색수차로 인해 나타나는 대표적 현상이다

때문에 각 제조사는 초저분산 렌즈를 적용해 이런 현상을 줄인다. 시그마와 탐론은 모두 이런 렌즈를 사용한 모델에 LD(Low Dispersion)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렌즈의 특성을 표시하는 단어도 있다. 이는 메이저 제조사와 서드파티가 대부분 비슷한 용어를 쓴다. 우선 접사 렌즈다. 접사 렌즈란 피사체와 카메라 사이의 거리가 아주 가까워도 초점을 잡을 수 있는 렌즈를 말하는데, 곤충이나 꽃잎 등 아주 작은 물체를 가까이서 촬영할 때 쓴다. 대부분의 제조사가 이런 접사 렌즈에 MACRO(Macro)라는 단어를 붙이며, 니콘은 Micro라고 표시한다.

접사 촬영으로 찍은 꽃술

렌즈 종류 중에는 어안렌즈라는 것도 있다. 이는 일반 렌즈보다 훨씬 넓은 범위를 볼 수 있는 렌즈를 말한다. 보통 사람의 눈은 정면을 바라볼 때 약 120도의 각도를 볼 수 있으며, 고개를 돌리거나 안구를 움직이지 않는 이상 이 밖에 있는 물체는 인지할 수 없다. 이와 달리 물고기는 한쪽 눈만으로 이보다 넓은 범위를 볼 수 있다. 어안렌즈의 이름은 이런 의미에서 붙은 이름이며, 렌즈 이름에는 'Fish-Eye' 등으로 표시한다.

어안렌즈로 촬영한 사진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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