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꽃 / 정춘근

 

언덕 과수댁 밤나무

꽃향기로 온 마을을 덮는다

봉창 달빛 아래

홀로 치마끈 풀던 밤이면

살짝 문고리 풀어놓던

청상 과부 한숨이

밤꽃 향기에 섞여 있겠지

살다 보면 눈웃음치는

남정네는 많아도

못난 서방처럼

밤꽃 냄새 풍기는

사내는 없었겠지

언덕아래 파란 대문 집

홀아비 잠 못 이루는 것은

소쩍새 때문은 아니겠지

밤꽃 향기 때문도 아니겠지

가을에는 과수댁 밤나무에

쌍 밤이 주렁주렁 열렸으면 좋겠네

서울교육청의 한 간부가 '밤꽃詩'를 내부 방송을 통해 낭송한뒤

여성이 낭송하기 좋은 작품’이라고 말했다가 성희롱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요즘 유명해진 정춘근의 '밤꽃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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