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초.
대프리카.
무더위가 20일 넘게 기승을 부리다가 드디어 40도를 오르내리고 있다.
8월에는 출사 나갈곳이 연밭을 제외하고는 마땅하지가 않다.
며칠째 창밖에 매미 소리가 시끄럽다.
[사전 현장점검]
해질녁.
지인의 정보로 인근 매미 집단 서식지를 찾아 나섰다. 일단 사전 현장 점검.
탈피한 껍질을 보니 과밀 지역.
하천 둔치라 인근에 가로등이며 멀리 아파트등 불빛이 많아서 배경에 빛망울 넣기도 좋을것 같다.
[조명준비]
야간촬영에 있어서 조명은 상당히 중요한 부분으로 양손이 자유로워야 카메라 작동이 용이하다.
어두운 곳에서 봄꽃을 담으려고 만들어 놓았던 나만의 조명기구를 꺼내서 점검하고 손질한다.
캄캄한 밤에 빅토리아 연꽃위로 쏟아지는 빛줄기를 담아 보겠다고 구입했던 줌 렌턴.
성능이 좋아 자칫하면 화이트홀이 생기기도 한다.
다른 사람이 쓰고있지 않은 나만의 아이디어 제품.
렌턴을 삼각대에 고정시키기 위해서 타던 자전거의 렌턴 거치대를 풀어서 삼각대 플레이트와 체결.
제법 튼튼하게 글루건으로 접착했다.
[조명기구 설치 예]
[촬영]
모든 장비를 재 점검하고, 저녁식사를 마친 뒤 동호회원 2명과 19:30경 현장 도착.
며칠째 연달아 방문하는곳이라 지리가 익숙해졌다.
먼저 어둑한 숲속 나무 기둥으로 렌턴을 비추니 여기 저기 유충들이 기어 오르기 시작한다.
카메라 세팅.
조명설치.
본능에 의해서 나무를 오르던 녀석이 몸통을 흔들며 자리를 잡기 시작하고,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자 등이 굽어지며 갈라지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촬영 시작.
머리부분 부터 껍질을 벗어나오고
몸통이 서서히 빠져 나온다.
시간이 흐르면
상채가 껍질로 부터 빠져나와 밑으로 완전히 젖힌 상태로
한참동안 몸에 묻은 수분을 말리고 날개도 조금씩 자라나는것이 보인다.
어느순간 상채를 잡아 일으키며 앞다리를 뻗어 자기의 껍질 상층부를 붙잡고
서서히 몸을 움직이며 짧은 시간에 꼬리를 빼어낸다.
순식간에 일어나므로 이 부분을 놓치지 말고 잘 촬영해야 한다.
접혔던 날개가 서서히 커지고
10여분 동안 날개가 펴지면서 비로서 매미의 모양을 갖추게 된다.
이제 튼튼해진 앞다리로 껍질을 잡은채로 밤새 나래를 말리며 아침까지 매어달려 있다가
날이 밝으면 날아간다.
매미 유충은
밝은 불빛과 시끄러운 소리에는 영향을 받지않고 우화를 진행한다.
[천적]
어둠이 내리는 시각 땅속에서 나와 나무로 올라 자리를 잡은 뒤 1시간 가량 진행되는 우화 시간에는 완전 무방비 상태다.
천적을 피해서 이때를 택한 모양이다.
동물 : 촬영중 어두운 곳에서 길고양이가 나타나 땅위를 기고있는 유충들을 잡아먹고 있다.
쫒아도 멀리 도망가지 않고 돌아온다. 고 열량의 칼로리를 섭취하고 있었다.
사람 : 발밑 어두운 곳에서 유충들이 기어 다니고 있어서 촬영도중에도 밟아버리기 쉽다.
- 우리는 촳영도중 수시로 해드렌턴으로 발밑을 확인하고 사람 근처에 기어 다니는 유충들을 손으로 잡아 나무로 옮겨 주웠다.
그러나, 우화가 진행중인 유충을 만지면 실패하니 절대 건드려서는 아니된다.
[촬영 요령]
1, 시기 : 7월중순경 ~ 8월 중순경.
2, 시간 : 어두워 지기 시작하는 19:30~23:30 정도 - 탈피가 시작되면 날개를 펼쳐 말리는 시간까지 1시간정도 걸림.
3, 장소 : 매미가 탈피한 껍질이 많이 붙어있는 나무들이 있는 곳. 하천 둔치가 촬영하기 용이함.
4, 준비물
가, 렌즈는 매크로(60, 100, 105mm) 단렌즈, 70~200mm 정도 추천.
나, 튼튼한 삼각대를 설치하여 한번 잡은 구도가 움직이지 않도록 해야 나중에 GIF로 이어 붙이기 좋다.
다, 유.무선 릴리즈
라, 밝은 줌 렌턴 2개정도
마, 모기를 타는 사람은 해충기피제.
바, 식수 및 간식
5, 촬 영
가, 구도 결정 : 매미가 껍질에 매어 달리고 꼬리를 빼서는 밑으로 쳐지는 점을 고려하여 여유있게 구도를 잡을것.
그렇지 못할 경우 매미가 화면 밖으로 나갈 수 있슴.
모든 사진이 그렇듯 배경이 상당히 중요함. 어두운 공간에 도시의 불빛을 넣으면 멋진 보케를 얻을 수 있슴.
나, 삼각대 높이 : 매미 유충이 자리한 곳과 눈높이 같이 할것.
다, 심도 결정 : 조리개를 개방하면 심도 문제가 생기고, 너무 조으면 셔속 확보가 어려우니 담아 보면서 적당한 선에서 타협 할것(본인은 F5.6, F8 사용)
라, 셔속 확보 : 우화 과정에 매미가 움직이니 1/20 이상 셔속을 확보하는 것이 좋음. 감도를 올려도 요즈음 카메라에서 노이즈 제거 되고, 후보정 과정에서 다 잡을 수 있으니
과감하게 감도 사용할것.(본인 ISO 1,250 사용)
마, 천천히 진행되는 우화 과정은 수시로 속도가 변경되므로, 10초나 30초 단위로 카메라가 자동촬영 하도록 하는것은 맞지 않으며 릴리즈를 쥐고 촬영자의 판단에 따라
촬영 속도를 조절하여야 함.
바, 렌턴 불빛으로 탈피하는 몸체와 날개가 흰색이므로 2스탑 정도 언더로 촬영해야 화이트홀이 생기지 않으니 촬영하면서 수시로 노출 확인.(렌턴의 거리와 밝기에 따라 달라짐)
사. 한마리의 유충이 탈피를 마치면 다른 유충을 골라서 다른 구도로 재촬영. 4시간 동안 3번의 촬영기회를 가질수 있슴.
[보케 넣는법]
아파트 불빛 활용.
[GIF] 도시의 가로등 활용
[GIF]
운이 좋으면 이렇게 두마리가 연달아 우화하는 행운도 만날 수 있다.
시끄러운 매미의 울음속에 촬영에서 몰두하다 보면, 무더운 한여름 밤 자정이 훌쩍 지나간다.
이상 허접한 촬영요령을 올렸지만
아직 시간이 있으니 관심 있으신분들 시도해 보시고 좋은 사진 담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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