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가까운 집근처 마천산으로 산행을 가기로 하였다

문양역에서 굴다리를 지나 올라 가는 마천산 길은 이미 가본터라

그곳이 아닌 하빈 쪽에서 산림 욕장으로 가는 코스를 택하여 산책을 하기로 하였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산림욕장이라고 씌여진 길을 올랐다

임도를 한참 올라 가니 이곳에 쭉쭉 뻗은 소나무며 다른 나무들이 숲을 이뤄

다른 산 보다 오히려 경관이 좋다는 생각을 했지만 등산객은 별로 보이질 않는다.

한참을 올라 가니 산림욕장이 나오고 그리고 이정표와 등산로를 표시한 게시판이 보인다.

전망대가 있고 돌아 돌아 가면 목교가 있고 산책길이 표시가 되어 있어

길 따라 산을 오르기로 하고 가다 보니 제일 높은 봉우리를 향한 길을 택해 갔더니

봉우리는 보이질 않고 우거진 숲과 묘소만 보인다 분명 이 곳이 가장 높은 봉우리 같은데

봉우리는 찾을수 없고 우거진 숲만 보이길래 아까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돌아 왔는데

그길이 아니고 다른 길인가 보구나하고 다른 길로 접어 들어 계속 걷자니

이상 하게도 자꾸 내리막길로 향하여 이길로 가면 곧장 하산하는 길이 아닐까 라는 생각에

혹시 모르니 다른 이에게 길을 물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싶을때 마침 한 사람이 산을 올라 오고 있다

그 동안 길을 걸으며 등산객을 만나기가 어려 웠는데 참 다행 스럽게 등산 객을 만나게 되었구나 싶어

그 분에게 길을 물었다 그랬더니 이길을 곧장 가면 전망대가 나오고 전망대를 지나고 나면

다시 왼쪽으로 돌아 가는 산길이 나오는데 그곳으로 가면 길이 연결되어 처음 시작 했던 곳으로

돌아 갈수 있다고 하길래 곧장 올라 가기로 하고 아내와 둘이서 걸어 올라 가자니

조금 전 만나 길을 일러 주던 노인네가 앞서 간다 싶더니 산길을 뛰기 시작 했다

남루한 차림 허리춤엔 낡은 쌕에 물병 하나가 꽂혀있다 얼굴엔 약간은 연세가 있어 보이고

손에는 낡은 중국어책이 들려 있다 포켓북인듯 한데 겉표지가 닳아 너덜 너덜 할 정도  

그 노인네를 따라 걸어 올라 가자니 몇분 되지 않아 전망대가 보인다

전망대에 올라 세천쪽을 바라 보기도 하고 주변을 보고 있노라니 어디서 올라 오셨냐고 묻는다

세천쪽 새 아파트에 사노라 이야기 하고 다시 등산로를 잘 모르니 알려 달라고 부탁 하였더니

길을 소상히 잘 가르쳐 주신다 그래서 이런 저런 이야길 나눠어 보았더니

그분은 나이가 74세로 박곡에서 살고 있고 젊을때 금은방을 하고 나이들어 8년전 박곡으로 이사와서

아내와 같이 박곡에서 지낸다고 한다.


그렇게 시작된 이야기는 이어지는데 노인네가 금은 방을 하며 금을 아내모르게 숨겨

바둑으로 도박을 하였단다 바둑은 3단 정도 인데 한판에 몇백만원씩 내기도 하였고

심지어는 하루 2천만원도 잃기도 하였노라 이야기 한다 그리고 골프도 10여년간 쳤고

사교춤도 20년 정도 췄노라고 그리고 그 밖에 테니스며 많은 운동을 했엇는데

늙어 금은방을 정리하고 박곡으로 들어 올때 5천만의 빚이 있었는데

바둑을 두지 않겠다고 다짐을 한후 아내가 그 빚을 모두 갚아주었다고 한다.

바둑을 두지 않고 할만한게 없을까 하던중 중국어를 공부 하기 시작 하였는데

그것이 4년전인 70세 때 부터라고 한다.

2년동안 중국어 학원을 다니며 기초공부를 하는 동안 나이 먹어 기억력이 없어져

산을 올라 다니며 몇시간을 외우고 또 외워 학원에 다시 가면 나이 어린 학생들은

어제 배운 내용을 모두 아는데 비하여 자신은 수 시간 동안 외운 내용도 학원에 들어서서

강사가 물으면 하얗게 백지 상태가 되어 아무것도 기억 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길 2년여 학원에서 제일 고령자로 자신이 다니는 탓에 다른 사람들도 귀감이되어

70먹은 노친네도 공부하는데 하며 다른 이도 오기가 생겨 공부하기도 한다는데

마음 같이 되질 않아 중도에서 모두 포기하게 된다고...


그러다 기초를 다 배우고 학원서 더 배울게 없다고 생각하고 이젠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며

스마트폰으로 중국어 공부를 하고 있으며 중국어를 공부한 덕에 일상적인 대화가 가능하게되어

15일간 중국으로 배낭여행을 다녀 오게 되었다고 배낭 여행중 차마고도를 다른 사람은 모두 말을 타고 올라 가는데

자신은 걸어서올라 갔다고 한다. 여행을 하면서 만난 젊은이들이 자신이 74살 먹은 노인네임을 밝히고 나면

최고라고 칭송를 한다는 이야기며 그런 이야길 하다 자신은 또 섹스폰을 배워 불기도 한다고 하길래

너무 멋있다 호응 해주며 선생님 집에 한번 가봤으면 좋겠다 했더니 자기 집엘 같이 가잔다

같이 내려가서 차한잔 대접 하겠노라고 그리고 연주도 들려 주시겠단다

산길로 내려가 차한잔 하고 나면 차로 태워 반대쪽 차세워둔곳 까지 모셔 주겠단다

그래서 같이 박곡에 있는 노인네의 집을 방문 하기로 하였다

하산하여 노인네의 집을 향하는 동안 길에서 다른  노인 한분을 만났는데

그곳 주민이신 65살 정도 먹은 노인네 인데 74이나 먹은 자기보다 더 노인네 처럼 제대로 걷지도 못하노라 한다.

그래서 들런 노인네 집에 들어서니 전원주택 마냥 집이 참 이쁘다

정원엔 나즈막한 감나무며 대추나무며 나무엔 크다란 감이 주렁 주렁 매달려 있고 큼직막한 대추열매가 열려있다

대문 한켠엔 고급스런 승용차 한대가 주차 되어 있고 그 승용차는 주로 자신의 아내가 쓴단다

아내는 골프를 치러갔다고 한다


거실로 들어서니 소파와 커다란 tv 그리고 홈시어트 가 보이고 가족 사진이 걸려 있고

잠시 앉으라하곤 급히 커피를 끓여 내놓는다 그리고 집구경을 하는데 놀랍게도

자신이 공부하던 중국어 책을 보여 주는데 책이 참 많다 그리고 한켠에 놓여진 섹스폰 그리고 반주기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중국어 공부를 하는데 스마트폰이면 뭐든지 할수 있다고

섹스폰도 스마트폰으로 공부 하고 있노라고 하며 스마트폰을 켜고 중국어 공부하는 사이트를 연결해 보여 주는데

실로 놀랍다 74살이나 먹은 노인네가 스마트폰을 참 능숙하게 다루고 또 스마트폰으로 공부를 한다는게

놀랍게만 생각된다 뿐만 아니라 유튜브와 연결하여 노래를 배우고 또 섹스폰을 공부하고 한다는게 정말 놀랍다

그렇게 이야길 나누다 섹스폰을 가져와 섹스폰 연주를 들려 주겠단다

좋다고 하였더니 섹스폰 연주를 하는데 보통의 연주자는 모두 반주기를 틀어놓고 연주를 하는데

노인네는 반주기 없이 연주를 한다 낮익은 전통가요 한곡을 연주하고는

나와 내아내 두분이 관객으로 있으니 관객으로 인해 긴장이 된다고 하시곤 또 한곡 더 연주를 한다.

아는 노래라 따라 흥얼 거리며 박수도 쳐주고 하였더니  신이 나는 듯 하다 한곡도 연주 하시길래

보통 사람은 호흡이 가빠 그렇게 연주를 하시면 아주 되고 숨이 가쁠텐데 어쩌면 그렇게 연주를 잘 하시냐니까

섹스폰을 불며 복식 호흡을 하기 때문에 그래도 숨이 차지 않고 연주를 할수 있으시단다

그러면서 자신은 아직 체력이 좋다고 과시하듯 다리를 쫙벌려 다리 째기를 하시곤 엎드리는데

정말 유연 하시다 정말 체력도 좋으시고 다 늙어 배운 섹스폰 이며 중국어며 대단하다 감탄사가 나온다

고즈녁한 동네에 사는 이들은 모두 노인네 가구가 많고 낮이면 들녃으로 일하러 가기 때문에

섹스폰을 이렇게 불어도 누가 시끄럽다고 항의 하는 사람이 없다고 그래서 연주하기도 좋다고 하신다

하시는 이야기마다 놀랍고 신기하고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이제 육십도 안된 나인데 이제 시작 하는것도 늦지 않다 그래도 나보다 한참 젊을때 시작하는건데

지금 이라도 늦다 생각하지 말고 무슨 일이든 해보라고 권하는데 정말 부끄럽다는 생각을 하며

진짜 이 노인네야 말로 신사고 선생님이다 싶은 생각이 든다

집은 자기가 꾸몄노라 이야기 하며 집구경을 시켜 주는데 참 으로 놀랍다 이쁘고 근사하다

집을 나서며 차로 태워다 준다는걸 사양하고 산을 넘어 반대쪽에 차세워둔곳까지 가겠다고 했더니

자신도 운동을 조금 더 해야 겠다면 따라 나서며 마지막으로 자신의 텃밭을 구경 시켜 주는데

텃밭엔 배추며 무우가 심겨져 있다 구경하면서 먹고 싶은것 몇개 캐어가라 하시며 무우 세뿌리를 캐다

비닐 봉지에 넣어 주셔 고맙다고 인사 드리고 날름 받아 챙겼다

그리고 산길을 올라 산너머에 있는 주차장 까지 올라 걸어 가며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나누며

주차장까지 배웅 해 주신 노인네에게 꼭 연락 한번 드리마 하고 여쭙곤 차를 타고 돌아 왔다

그리고 배웅해주신 노인네는 다시 산위로 올라 가는데 차를 돌려 내려오며 아내와 이야기 했다

"오늘 산도 멋있고 산에서 만난 마천사 노신사도 멋있고 노신사가 들려준 이야기도 너무 값진 이야기고

그리고 덤으로 얻은 무우로 오늘 저녁을 맛나게 먹을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하고 즐거운 하루였는지"


생각하니 가슴이 뿌듯하고 얼마나 즐겁든지 또 시간이 되면 마천산을 찾으리라

다음번엔 봉수대도 가보고 마천산 곳곳이 산책로를 샅샅이 한바퀴 돌아 보아야지

오늘 하루 멋진 이야기로 삶을 이야기 하여 주신 마천산 노신사님 참으로 고맙습니다.

나중에 꼭 한번 찾아 뵙고 식사 대접 한번 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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