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에 단 한 번 있는 일》
☆무엇보다 소중한 인연의 끈이다.

날씨가 쌀쌀한 겨울철이다. 가을에는 결혼 청첩(請牒)이 줄을 잇더니 겨울이 깊어지니 노인들의 부고(訃告)가 줄을 잇는다. 계절적으로 노인들이 많이 돌아가시는 부고의 계절이다.

오랫동안 뵙고 가까이 지내온 절친의 어머님께서 돌아가셨다.
마지막 가시는 어머님에 대한 예를 갖추고 사흘 동안 함께하며 정중히 마음을 다하였다.
어머님을 선영(先瑩)으로 모시는 날,
차를 깨끗이 세차하고 검은 리본과 꽃으로 경건하게 단장하여 난생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어머님을 나의 차로 모시고 선영으로 길을 나섰다.
우리는 생전의 어머님을 함께 추억하였고, 친구는 이번에 정말 고맙다고 내게 말하였다.
고맙다는 친구에게 대답하였다.

"평생에 단 한 번 있는 일인데ᆢ."

그렇다.
우리가 일생을 사는 동안 늘 있는 일이 있고, 가끔 있는 일이 있고, 일생에 단 한 번 있는 일이 있다.
출근하고, 친구를 만나고, 밥을 먹는 일은 일상으로 늘 있는 일들일 것이고,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가고, 취직을 하고, 가족이 아파서 병원을 가는 그 일들은 가끔 있는 일들이다.

그런데 우리가 일생을 살면서 단 한 번 있는 일이 부모님께서 돌아가시는 일이다. 나를 낳아준 부모님은 이 세상에 둘이 없고 사람의 죽음은 한 번밖에 없으니 부모님께서 돌아가시는 일은 일생에 단 한 번밖에 없는 일이다.
결혼조차도 두 번 할 수 있지만, 부모님 돌아가시는 일은 단 한 번뿐이다.
곰곰 생각해 보면 우리가 사는 동안 오직 한번 밖에 겪지 않는 일이 그리 많지 않다.

옛말에 부모님 상을 함께 치른 아내는 칠거지악(七去之惡)을 범하여도 내치지 못한다고 하였다.
부모님 상(喪)을 함께 애도해 주는 친구, 지인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평생에 단 한 번 있는 일"
그것은 무엇보다 소중한 인연의 끈이다.
(2024. 1. 19 박종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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