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사는 양반 집안의 가장이며, 사랑방에서 선비
들을 만나 고담준론을 펼치고 술을 마셔도 절대로
남에게 취기를 보인 적이 없다.
이진사의 부인인 유씨도, 단정하게 옷을 차려입고
안방에서 사군자 치는 것이 하루 일과이며 조용한
성품에 은은한 미소를 잃지 앉아서 집안 하인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있다.
그리고 부인 유씨는 불심도 매우 깊어서 동이트기
전에, 반야심경 읽는 소리가 안방에서 흘러나오며
미모 또한 절세가인이라, 이진사의 사랑을 한몸에
듬뿍 받고있다.
그렇지만 이진사와 유씨 부인은 허구한 날 양반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팽팽한 긴장속에서 살지 않고
때로는 이진사가 부인의 치마 끈을 풀고 질펀하게
은밀한 시간을 즐긴다.
요즘 같은 장마철에 밤비가 추적추적 오는 날이면
이진사는 읽던 책을 접고 사랑방을 살며시 나와서
처마밑을 타고 대청마루를 지나, 안방의 문고리를
살짝 당긴다.
유씨 부인 한산 세모시 홑치마에 홍사초롱 불빛이
역광으로 비추어 뒤돌아설 땐, 터질듯한 엉덩이가
그대로 드러나고 앞으로 설 때에는 옥문을 뒤덮은
검은 숲이 안갯속에 드러났다.
이진사가 훌렁훌렁 옷을 벗고 소반에 차려진 술상
앞에 앉아 부인을 오라 하자 부인이 부끄러워하며
속치마를 살짝 들고서 이진사의 무릎 위에 앉아서
양물을 음호에 깊숙이 맞춰 넣었다.
부인의 옥문에선 벌써 이진사의 양물을 맞이하는
마중물이 흥건히 고였으며 이진사가 유씨 부인의
젖가슴을 만지고 몸을 움직이기 시작하자 부인의
자지러진 감창은 장맛비 낙수 소리에 묻혀버렸다.
이진사가 유씨 부인에게 술 한잔 따라달라고 하자
부인은 들썩이든 엉덩이를 잠시 멈추고 술 한잔을
따라 제 입에 넣어서 이진사의 입으로 전해주었다.
그런데 어느 날 부터 이진사의 발길이 끊어졌으며
비가 억수같이 퍼붓는날 밤에 유씨 부인은 고양이
걸음으로 안마당을 가로질러, 사랑채 처마 밑에서
귀를 기울이다가 사색이 되었다.
낙수 소리보다도 감창이 더욱 크게 헐떡거렸으며
소리의 주인공은 놀랍게도 열여덟살 찬모 삼월이
였고 요즘 화장이 요란하다 했더니 사랑채를...
이진사가 숙부의 탈상을 치루기 위해 떠난 날에도
비가 많이 내렸으며 유씨 부인은 삼월이의 두손을
뒤로 묶고 광목끈으로 왼쪽 다리를 한쪽 문고리에
오른쪽 다리를 반대쪽 문고리에 매었다.
유씨 부인이 삼월이의 가랑이를 벌려 놓고 음모를
모두 뽑아버리고, 벌겋게 달아있는 인두로 옥문을
지져버리자, 고함을 지르던 삼월이 목소리는 천둥
소리에 묻혀버렸다.
항상 미소를 달고살던 인자한 양반집 안방마님인
유씨 부인 얼굴이 구미호의 독기로 이글거렸으며
새벽에 찬물 한바가지 덮어쓰고 기절한 삼월이가
깨어났다
삼월이가 목숨만 살려달라 애원하자, 유씨 부인은
다시는 자기 앞에 나타나지 말라고 하면서 묶었던
끈을 풀어주자 가랑이 사이로 흐르는 피도 잊은채
삼월이는 새벽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며칠 후에 이진사가 숙부의 탈상을 마치고 집으로
둘아왔을 때 유씨 부인이 삼월이는 자기의 어미가
위독해서 급히 고향으로 달려갔다고 말했다.
그런데 어느 날 이진사가 볼일로 출타했다가 집에
오니 대문의 서찰함에 편지 한장이 꽂혀 있었는데
겉봉에 “마님” 이라고 쓰여 있었으며, 이태껏 유씨
부인 앞으로 편지가 온적이 없었다.
마님이 직접 뜯어보라는 글귀가 궁금하여서 몰래
편지를 뜯으니 유씨 부인과 박우덕이 서로 정분을
나눈걸 삼월이가 알고있다며, 천냥을 마련해 이달
그믐날밤 상엿집에 갖다 놓으라고 적혀있었다.
편지를 다읽은 이진사는 벌벌 떨었으며 감쪽같이
봉투를 다시 봉인해서 안방에 던져놓았고 이튿날
아침에 유씨 부인은 일어나지 않았으며 이진사도
밤새 뒤척이다가 해가 중천에 떴을 때 일어났다.
이진사가 안방에 들어가 모르는척 하며 부인에게
몸이 불편한가를 물어보자 화들짝 놀라는 유씨가
아니라 대답하자 이진사는 유씨 부인과 박우덕이
통정한 사실을 확신하게 되었다.
그믐날 밤에 이진사는 고을 사또에게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 포졸들을 상엿집 주위에다 매복시켜
놓았으나 밤새도록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유씨 부인과 통정을 했다는 박우덕은 어깨가 넓게
벌어진 이진사네 머슴으로, 지난 여름 저수지에서
멱을 감다가 익사한 인물이고 유씨 부인과 통정한
사실은 동네방네 소문이 퍼져나갔다.
유씨 부인은 땅을 치면서 부인을 했지만 이진사는
허공을 보고 가타부타 아무 말도 없이 담배연기만
내 뱉었고 유씨 부인은 꼬챙이처럼 몸이 마르다가
목을 매어 자결했다.
유씨 부인은 정말로 자기집 머슴 박우덕과 통정한
사실이 없는데 유씨 부인에게 편지를 보내 억울한
누명을 씌워 죽게한 것은 진사와 삼월이가 아니면
다른 누구의 짓인지 알 수가...
그리고 유씨 부인이 목숨을 끊은지 삼년이 지난후
어느 날 삼월이가 이진사를 찾아왔으며, 삼월이는
찬모와 침모로 진사를 도우며 살아가다가 마침내
안방의 살림을 맡게 되었다.
- 옮긴글 편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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