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지매는 할매되고- 오늘아침 산책로에서

□ 아지매는 할매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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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매시장 단골술집에서

입담 좋은 선배와 술을 마실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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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한 주전자 더 시키면

안주 떨어지고 안주 하나 더 시키면

술 떨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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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저것 다 시키다보면

돈 떨어질 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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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얼굴이 곰보인 주모에게

선배가 수작을 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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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매, 아지매~~!

서비스 안주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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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모가 뭐

그냥 주모가 되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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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 한 사발하고

김치 깍두기를 놓으면서 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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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주 안주고

잡아먹히는 게 더 낫지만,

나같은 사람을 잡아 먹을라카는

그게 고마워서 오늘 술값은 안 받아도 좋다."

하고 얼굴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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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수 년이 지난 후

다시 그 집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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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집은

할매집으로 바뀌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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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그때의 농담을

다시 늘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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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매는 할매되어

안타깝다는 듯이

'지랄한다 묵을라면 진작 묵지'

<글 (詩) : 허 홍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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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웃는날 되세요.

[출처] 나는 아직도 늑대가 분명하다|작성자 청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