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저수지에 말과 소를 동시에 빠뜨리면 둘 다 헤엄쳐 뭍으로 나오기는 하지만

말의 헤엄치는 속도는 소보다 거의 두 배나 빠르다.
그런 말의 헤엄치는 광경을 보고 있노라면 갈퀴도 없는 네발짐승이

어떻게 그리도 헤엄을 잘 치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그러나 장마철에 홍수가 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갑자기 불어난 세찬 물살에 소와 말이 함께 떠내려가면 소는 살아서 나오는데 말은 빠져 죽고 만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헤엄에 자신이 있는 말은 가장 가까운 육지에 올라서기 위해

물살을 거슬러 헤엄쳐 올라가려 한다.
하지만 홍수의 물살이 너무 강해 아무리 힘껏 헤엄을 쳐도 강한 물살에 밀려 자꾸만 후퇴하고 만다.
그런 식의 헤엄을 20~30분 반복하다보면 결국 말은 힘이 빠져 물살에 휩쓸려 익사해 버리고 만다.

반면 헤엄을 잘못 치는 소는 아무리 육지가 가까이 보여도 절대로 물살을 거슬러 헤엄쳐 가려하지 않는다.
그냥 물살에 밀려 떠내려간다.

소는 그렇게 떠밀려가면서 나름대로 육지 쪽을 향해 부지런히 헤엄쳐 간다.
그렇게 떠내려가면서 한발 한발 육지를 향해 헤엄쳐 가다보면

어느새 강가의 얕은 모래밭에 발이 닿고 그러면 엉금엉금 걸어서 육지에 올라선다.
이처럼 헤엄을 두 배나 잘 치는 말은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다 힘이 빠져 익사하고

헤엄이 둔한 소는 물살에 밀려가면서 조금씩 강가로 헤엄쳐 나가 목숨을 건지게 된다.

여기서 우생마사(牛生馬死)라는 사자성어가 유래되었다고 한다.

인생을 살다보면 일이 순조롭게 잘 풀릴 때도 있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일이 꼬이기만 할 때가 있다.
어렵고 힘들 때는 그 흐름을 억지로 거스르려 하지 말고 홍수에 떠내려가는 소처럼

그 흐름에 떠밀려가면서도 자신의 목표를 잊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씩 나아가다보면

언젠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손영일님의 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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