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풍경

해답은 멀리 있지 않다 - 수성못

藝河 옆지기 淸雲 2025. 6. 5. 11:16

해답은 멀리 있지 않다

  

한 스님이 어느 마을을 지나가고 있었다.

 

그때 멀리서 농부가 숨을 헐떡 거리며 달려와 스님을 다급하게 불러 세우면서 물었다.

 

"자장 스님을 아시는지요?"

 

"내가 바로 자장이오."

 

농부가 넙죽 엎드려 자신이 스님을 만나려고 두 달이나 목이 빠지게 기다렸다고 하였다.

 

"왜 소승을 만나려고 하는지?"

 

농부가 "스님을 기다린 이유는 스님이 세상 일을 꿰뚫어 보신다"라고 들었다고 하였다.

 

그러자 스님이 웃으며 "자신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며 사람을 잘 못 본 것 같다고 말했다. 

 

농부는 스님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한 번 만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애원했다.

 

자장 스님은 농부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농부는 산꼭대기 밑에 있는 외딴 집에서 4대 째 살고 있는데, 괴이하게도 나이 사십만 되면

 

식솔들이 시름시름 앓다가 죽는다며 나이가 38세인데 겁이 나서 죽을 지경이라고 하였다.

 

"점이라도 봐 달라는 얘기인가?"

 

농부는 무당도 불러서 굿도 여러 번을 해 보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고 하였다.

 

스님은 일단 농부의 집에 가보기로 하였다.

 

스님은 농부의 집 앞에 있는 미루나무 꼭대기에 까치집이 있는 것을 보고 탄성을 질렀다.

 

그러면서 안방, 부엌, 헛간 등 곳곳을 둘러보고 자기가 보기엔 별다른 게 없다고 하였다. 

 

"어째서 식구들이 단명하는지요?"

 

스님은 답이 필시 가까이 있을 것 같다면서 날이 많이 더우니 물이나 한 잔 달라고 하였다. 

 

스님의 말을 들은 농부는 우물에서 물 한 바가지를 떠서 스니에게 부리나케 달려왔다.

 

자장은 물 한 모금을 마시고는 깜짝 놀라서 "여태껏 이 물을 마셨단 말이오?"라고 하였다. 

 

그러자 농부는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까지 이 물만 마시고 살았다는 대답을 하였다.

 

스님은 "물맛을 보니 이 물은 쇳가루가 녹은 물이오. 그러니 단명할 수밖에요.

 

내일부턴 아래 마을의 물을 길어다 마시면 된다"라면서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을 남겼다.

 

"해답은 멀리 있지 않다"라는 것이다.

 

파랑새를 찾겠다며 산 넘고 강 건너면서 헤매다가 "파랑새는 없는가 보다"라고

 

푸념하면서 집에 돌아오자 자기 집 처마 밑에서 파랑새가 울고 있었다는 얘기가 있다.

 

이렇듯 우리는 삶의 중요한 물음에 대한 답을 멀리서만 찾으려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실은 해답이 생각하는 것보다 내 곁에 가까이 숨어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혹시 우리에게 자신을 괴롭히는 어떤 문제가 있다면 그 원인과 답을

 

밖에서만 찾으려 애쓸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찾아보면 어떨까 싶다는 생각이 든다.

 

- 좋은 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