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풍경
제 자식의 일로 폐를 끼쳐 죄송합니다 - 떠나고 싶게 만드는 사람들
藝河 옆지기 淸雲
2023. 2. 28. 13:57
세상에 이렇게도 틀리다
놀러갔다 사고로 죽은 자식을 애도하는 마음이야 이해가 가지만
그런다고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 돌아 오겠냐구
사고로 죽은 자식이 다시 생겨 나지 않도록 제도도 보완하고
사고가 더 이상 발생 하지 않도록 예방 조치 하는 것이 사고를 원만히 수습하는일 일진데
불가항력적으로 이미 생긴 사고를 대체 어떻게 하라는건지?
책임자를 처벌하는 것이 중요하다면 누가 어디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는건지
제 자식 제대로 단속하지 못하고 위험한 곳에서 위험한 상태로 있게한 저희들 부터 책임을 져야 할 게다
《차라리 일본인 그들이 부럽다.》
☆제 자식의 일로 폐를 끼쳐 죄송합니다.
☆제 자식의 일로 폐를 끼쳐 죄송합니다.
"제 자식의 일로 폐를 끼쳐 죄송합니다."
2015년 이슬람 무장 단체 lS에 인질로 잡혔다가 살해당한 일본인 유카와 하루나의 아버지가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사고로 아들을 잃은 부모가 하기 어려운 말이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면 개인이 당한 사고로 인해 국가와 사회에 폐를 끼쳤다는 그것이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의 상황에 대입해 생각하면 그것이 가능한 일이기나 할까?
우리는 최근 이태원 사고를 당하였다. 사고 후 사고로 숨진 사람들의 부모 어느 누구도 "제 자식의 일로 폐를 끼쳐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커녕 그러한 생각조차도 않는 것이 우리의 관념(觀念)이다.
이슬람 무장단체에게 살해 당한 일본인 기자나 이태원 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람 모두 예기치 못한 불의의 사고를 당한 사실은 똑 같은 상황이다.
그런데 일본의 아버지는 국민들께 "ᆢ폐를 끼쳐 죄송합니다."라고 하였고, 우리나라의 아버지들은 국가의 잘못이라며 국가에서 책임지라며 난리법석이다.
상황과 경우야 조금 다를 수 있지만, 일본의 아버지 또한 총리의 자극적 발언, 정부의 강경 대응 등으로 인해 상황이 악화되어 아들이 살해된 데 대해 정부가 책임을 지라는 항의를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일본 아버지는 오히려 "제 자식의 일로 폐를 끼쳐 죄송합니다."라고 하였다.
우리는 너나 없이 누구에게나 기본적으로 부여되는 사회적 책임과 역할이라는 것이 있다.
그것이 불의의 사고라 하더라도 거기에는 개개인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 또한 일정분 있게 마련이다.
사고가 발생하기까지 자신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개개인이 노력과 주의를 기울이는 등의 사회적 책임이 존재하게 된다.
이태원 사고 또한 개개인이 자신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주의를 기울였다면, 그리고 사고 직전의 상황에서 안전의식이 조금만 있었다면 그 골목으로 무리하게 계속하여 밀고 들어갔을까?
들리는 증언에 의하면, 이미 사고 전 안전의식 등이 조금만 있는 사람이었다면 그 밀집된 인파 속으로 무리하게 밀고 들어가면 안 될 상황이 눈에 보였다고 한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사고 현장의 젊은이들이 개개인의 안전을 스스로 확보하는데 소홀했다는 얘기다. 이태원 사고 또한 개개인의 안전불감증이 불러온 사고이며 안전불감증 그것은 기본적으로 개인적 책임의 영역이다. 국가가 개인의 모든 안전을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노르웨이에는 천 길 낭떠러지에 삐죽이 내민 악마의 혓바닥이라 불리는 트롤퉁가라는 바위가 있다. 전 세계의 수많은 관광객과 트레커가 늘 붐비는 곳이다. 그런데 그 위험한 천 길 낭떠러지에 로프나 안전 휀스 하나 없다.
개인의 안전은 철저하게 개인이 책임지라는 거다. 거기에서 간혹 추락사고가 일어나지만 어느 누구도 국가에다 책임지라는 사람은 없다.
심지어 추락사한 시신의 수습에 소요되는 비용마져도 일정분 개인의 책임이라고 하니 한 번쯤 우리가 생각해 볼 대목이다.
개인의 안전에 대한 1차적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는 것이 국민의식 속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그 사회적 책임의식이 천 길 낭떠러지에도 난간을 설치 않도록 할 것이며, 인질로 목숨을 잃은 기자의 이버지가 "제 자식의 일로 폐를 끼쳐 죄송합니다."라는 놀라운 말을 하게 한다.
이태원 사고의 안타까움은 말로 다 할 수 없지만, 우발적 사고를 정치 쟁점화하여 극단의 양분으로 몰아가는 작금의 상황은 이성적 시각으로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이해할 수가 없다.
사고는 사고 그 자체로 봐야 한다.
급기야 사고 현장에서 민노총이 어쨌네, 조직적으로 밀었네 어쩌네 하는 얘기까지 나돌아서야 온전한 나라라 할까?
이태원 사고 시위 현장에 나붙은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국가의 잘못입니다." 라는 그 말이 일본 아버지의 그 말과 오버랩되어, 스스로의 책임은 그 어떤 것도 회피하는 이 시대 우리들의 자화상으로 다가와 씁쓸하다.
차라리 일본인 그들이 부러운 요즘이다. "제 자식의 일로 폐를 끼쳐 죄송합니다." 한 번쯤 새겨볼 말이다.
(2023. 2. 27 박종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