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풍경
도둑의 이름을 면할수 있겠소 - 걷는게 좋아
藝河 옆지기 淸雲
2022. 12. 28. 15:22







도둑의 이름을 면할수 있겠소
□ 미녀역희(美女轢戱) : 저것을 깔아뭉갤까
어느 귀공자가 나그네가 되어 남방에 놀적에 동문수학하던 벗이 수령으로 있는 유명한 어느 고을에 당도하였다.
귀공자는 홍분(紅粉:기녀)이 만좌(滿座)한 가운데 진수(珍羞)가 거창하게 차려진 잔치상을 대접받게 되었다.
그러나 마침 그 날이 그 부친의 기일(忌日)인지라 굳이 사양하고 그냥 잠자리에 들었다.
수청 기생이 들어와 바로 옆에 앉거늘 촛불아래서 바라보니 그 아름다움이 이루 형용할 수 없었다.
귀공자가 마음 속으로 은근히 생각하되 "기일이고 무엇이고 저것을 깔아뭉갤까?"
"아니면 윤리에 어긋나므로 그만두랴?" 하고 밤이 깊도록 생각하며 결정치 못하고 있었다.
밤중에 드디어 이불 속으로 수청 기생을 끌어들여 양물(陽物)을 음호에 꽂았다가 곧, 빼내며 가만히 소근거렸다.
"오늘 이같이 일을 치르다가 그만두는 것은 선친의 기일 때문인데, 그대는 이 법을 아느냐 모르느냐?" 하고 물었다.
그러자 수청 기생이 옷을 떨치며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나 귀공자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도둑이 이미 집안으로 들어왔다가 물건을 훔치지 못하고 도망간다고 능히 도둑의 이름을 면할 수가 있으리오" 하고 꾸짖었다.
출처 : 김영동교수의 고전 & Life

[출처] 도둑의 이름을 면할수 있겠소|작성자 청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