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풍경

소금장수에게 뺏긴 떡과 아내 - 송해공원에서

藝河 옆지기 淸雲 2022. 12. 28. 15:09

소금장수에게 뺏긴 떡과 아내

 
 

염상도처(鹽商盜妻) : 소금장수에게 빼앗긴 떡과

아내

산골의 한 생원이 초가 삼칸에서 내외가 같이 오순

도순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저녁에 소금장수가 찾아와서 하루밤 자고

가자고 간청을 하였다.

생원은 방이 비좁은 데다 안팍이 지척이라 도저히

재울 수가 없다고 보기좋게 거절하였다.

소금장수는 소금을 팔아 근근히 살아가고 있는데

이곳을 지나가다 마침 해가 져서 왔다고 했다.

날도 어두워져서 인가를 찾기도 어렵고 호랑이도

무섭다고 하면서 간곡히 부탁하였다.

생원은 더이상 거절치 못하고 허락했으며 생원이

안으로 들어가 밥을 먹은후 그의 처에게 말했다.

"요사이 내가 송기떡이 몹시 먹고 싶은데 오늘밤에 송기떡을 만들어서 당신하고 같이 먹읍시다."

"사랑에 손님을 두고서 어찌 조용히 함께 송기떡을

먹을 수 있어요?"

"그건 어렵지 않소. 내가 노끈으로 내 불알에 맨후

노끈의 끝을 창문 밖으로 내어 놓을터니,

떡이 다되면 가만히 와서 노끈 끝을 당기고 흔들면 깨어나 들어와 조용히 함께 먹을 수 있지 않겠소?"

생원의 처는 마침내 그러자고 하였으며 원래 이집

안팍은 창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터라,

소금장수가 엿듣고 있다가 생원이 나오자 자리에

누워 자는 척하고 생원이 하는 걸 보고 있었다.

생원이 나와보니 소금장수가 이미 자리에 누워서

자고 있었기 때문에 안심하고 일을 시작했다.

노끈으로 자신의 불알을 매더니 한끝을 창넘어로

내놓고 누워 정신없이 잠이 들어 코를 골았다.

소금장수는 생원이 깊이 잠든 것을 알고, 살그머니

일어나 생원의 불알에 맨 노끈을 풀어 자기 불알에 매어놓고 누웠다.

얼마후 처가 창밖에서 노끈을 흔들자 소금장수가

가만히 일어나 안으로 들어가더니 문앞에서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여보, 불빛이 창에 비처 혹시 소금장수가 자다가

깨어나 엿볼지도 모르니 불을 끄오."

"그럼 어두워서 어떻게 떡을 먹을 수가 있겠어요?"

"어두워도 손과 입이 있는데 떡을 먹지 못하겟소?"

생원의 처는 웃으면서 불을 끄고 소금장수는 방에

들어가 생원의 처와 함께 송기떡을 먹었으며 또한

욕정이 생겨 생원의 처를 끌어안고 누웠다.

생원의 처는 소금장수의 허리를 힘주어 끌어안고

몸이 불덩이가 되어서 쉼없이 요분질을 하였으며

소금장수는 싫어질 때까지 재미를 보았다.

한바탕 천둥 번개와 함께 요란한 폭풍이 지나가고

소금장수는 생원의 처 몸에서 떨어졌으며, 잠시후

옷을 추스려 입고 슬그머니 밖으로 나왔다.

송기떡도 배부르게 먹었으며 생원의 처와 재미도

실컷 보았으나, 소금장수가 곰곰히 생각하여보니

여기 더 있다간 탄로날 것 같아 떠나기로 했다.

이제 생원의 집에서 더 바랄 것이 없는 소금장수는 급하게 떠날 준비를 하고 생원을 불렀다.

"주인장! 벌써 닭이 울었으니 난 이제 떠나야겠소.

하루밤 잘 쉬고 갑니다. 후일에 다시 만납시다."

소금장수는 생원에게 인사도 하는둥 마는둥 대충

하고 바쁜 걸음으로 도망가듯 집을 떠났다.

그제서야 잠에서 깨어난 생원은 닭이 울도록 어찌

아무런 소식이 없는지 생각하였다.

떡을 하다가 잊어버리고 자버린 게 아닐까 생각을

하면서 자신의 불알을 만져보았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매어 두었던 노끈이

어느 사이에 풀려지고 없었다.

내가 자다가 잠결에 벗겨버렸는가 하면서 창문을

더듬어보니 거기엔 노끈이 그대로 있었다.

처가 떡을 다 해놓고 노끈을 흔들어도 소식이 없자 자버렸다고 생각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처는 정신없이 자고 있었으며 이제는 소금장수도

없으니 안심하고 떡이나 먹자고 처를 깨웠다.

"여보! 기다리고 있었는데 떡은 어쩌고 잠만자오?"

생원의 말을 듣고 처는 눈을 뜨고 빙그래 웃으면서 생원에게 말하였다.

"무슨 말이예요? 아까 떡도 먹고 그것도 하고는…"

"???......"

"아까 들어와서 불을 끄고 떡을 먹고 그것까지 실컷 하고는 이제 또 무슨 말이예요?"

"그럼 그는 당신이 아니고 귀신이란 말이예요?"

생원의 처는 사뭇 놀란 표정으로 말했으나 생원은

더욱더 의심이 깊어졌다.

"그럼 당신이 떡을 해놓고 노끈을 잡아당겼소?"

"그래요. 노끈을 당기니까 당신이 들어왔어요."

생원의 처가 대답을 하면서도 곰곰히 생각 해보니

조금 이상한 생각이 들었으며 그때 생원이 무릎을

치면서 말하였다.

"허~ 그놈! 그놈, 소금장수란 놈이 한짓이로구나."

"그놈이 우리 마누라와 떡을 훔쳐먹은 게로구나!"

생원은 어찌 할 줄을 몰랐으며 그의 처는 민망하고

너무 부끄러워, 그 순간을 모면할 도리가 생각나지

않았다.

하지만 생원의 처는 은근히 야릇한 표정을 지으며

생원에게 웃으며 말하는 것이었다.

"거넘이 어찌나 크고 좋은지 전과는 달랐어요."

그래서 그런지 운우의 재미를 볼 때에 이상하게도

재미가 있더니, "그것이 소금장수의 그것이었던가

보구려" 하였다.

떡도 도둑맞고 마누라의 그것도 도둑맞은 생원은

너무나 기가 막혀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 옮겨온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