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풍경

오늘의 일은 없었던 일로 하자 - 썰매타는 아이들

藝河 옆지기 淸雲 2022. 12. 28. 14:59

오늘의 일은 없었던 일로 하자

고부동서(姑婦同壻) : 고부가 동서가 되다.

어느 날 쌍과부인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함께 길을 가다가 밤새 내린 비가 불어서 시냇물을 건너가지 못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 한 청년이 나타나서 강을 건너 줄터이니 등에 업히라고 하는 것이었다.

두 과부는 고맙게 생각하고 며느리가 먼저 청년의 등에 업혀서 시냇물을 건너갔다.

청년은 며느리를 강의 건너편에 내려 놓고 치마를 올리고 고쟁이를 내려서 그만 못된 짓을 하였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큰 소리로 외쳤다.

"아가야, 몸을 비틀고 반항해라!"

며느리가 처음엔 반항을 하면서 몸을 비틀었으나

오래간만에 맛보기에 그만 청년과 맞장구를 치고 같이 움직였다.

정말 오랜만에 맛보는 달콤한 꿀맛이었다.

청년은 며느리와 일을 끝내고 다시 내를 건너와서 시어머니에게도 그짓을 해버렸다.

그 모습을 보고있던 며느리가 큰 소리로 외쳤다.

"어머님, 몸을 비틀고 반항하세요!"

시어머니도 처음에는 반항하며 몸을 비틀었으나 역시 오랜만에 맛보는 것이라서 청년과 맞장구를 치고 동조되어 버렸다.

청년은 일을 모두 치루고 시어머니를 등에 업어서 강을 건네주고 아무 말없이 훌쩍 가버렸다.

그들은 아무 말없이 길을 걸어가다가 시어머니가 걱정이 되어서 며느리에게 말했다.

"아가야, 우리 오늘의 일은 없었던 걸로 하자."

시어머니의 말을 듣고 며느리가 배시시 웃으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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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걱정은 말고 동서나 입조심 하시게!"

- 옮겨온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