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풍경

여자들 희롱하기 즐기는 양반 - 샛강에서 10

藝河 옆지기 淸雲 2022. 1. 6. 15:08

 

여자들 희롱하기 즐기는 양반

 
 

옛날에 여자들 희롱하기 즐기는 양반이 ​살았는데 그는 한양 장안을 휘젓고 다니는 한량이었다.

그는 이번에 사천 고을 원님으로 관직을 부여받아 한껏 부푼 마음으로 임지로 가는 길이었다.

​거들먹거리며 길을 가던 사천 원님은 강을 만나서 배를 타고 건너가게 되었다.

그런데 뱃사공이 젊은 여인이었으며 ​사천 원님은 장난기가 발동해서 여인에게 말했다.

"내가 자네 배에 올라타니 기분이 그만이군."

사천 원님의 장난기에 여인의 얼굴이 빨갛게 되자 사천 원님이 실실 웃으며 물었다.

"그래 남편의 성이 무엇인고?"

"백서방이라오."

"어허 이런! 백서방을 모시려면 고생이겠군.

​하나도 힘든데 백명이라니 말이야. 하하하."

​그러자 여인이 말했다.

"그러는 댁은 뭐하는 분이오?"

"나는 사천 고을의 원이라네."

"그래요? 댁의 마님도 참 안됐습니다."

"아니 그건 왜?"

"나야 백서방뿐이지만 일이천도 아닌 사천 원님을 모시려면 그 고생이 오죽하겠소?"

사천 원님은 말문이 딱 막히고 말았으며 마침 배가 건너편에 이르러, 사천 고을 원님이 배에서 내리자

뱃사공 여인이 크게 소리쳤다.

​"잘 가거라, 아들아!"

"아니 아들이라니, 이게 무슨 말이냐?"

​"아~ 내 배에서 나갔으니 내 아들이 아니오?"

사천 고을 원님은 다시 말문이 꽉 막힌 채로 혀를 내두르고 말았다.

​'이야, 이거 시골 여인네가 보통이 아닌걸!'

하지만 ​그가 강을 건너서 길을 가노라니 앞에 어떤 여인이 걸어가는데, 치마 뒷편이 풀어져 속치마가 보이자 그가 ​침을 꼴깍 삼키며 말했다.

"여보슈, 거 뒷문이 열렸습니다 그려."

​그러자 여인이 얼른 자신의 치마를 수습하며 사천 고을 원님에게 한 마디를 하였다.

"어마!, 개가 안 짖었으면 도둑 맞을 뻔했네!"

여인이 하는 말에 ​사천 고을 원님은 졸지에 강아지 신세가 되고 말았다.

'이거 정말 만만치 않은걸!'

​그가 다시 길을 가는데 어느 집 울타리 안에서 젊은 여자가 세수한 물을 길바닥에 쭉 뿌렸다.

그 모습을 보고 사천 원님이 젊은 여자에게 또 다시 농짓거리를 붙였다.

"야, 그 여인네 아랫물 한번 걸쭉하구나."

​그랬더니 여자가 사천 고을 원님을 쓱 쳐다보면서 한 마디를 하였다.

"나의 물이 좋긴 좋구나. 별난 어린애가 생겨나서 떠드는 것을 보니..."

​사천 고을 원님은 젊은 여자가 던진 그 말에 완전히 나가 떨어지고 말았다.

​'아이구, 여기서 함부로 여인네들을 희롱했다가는 뼈도 못 추리겠구나!' 하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