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풍경

지리산 ‘Y 장군’?- 달성 습지 생태 학습장에서

藝河 옆지기 淸雲 2021. 12. 27. 20:31

 

지리산 ‘Y 장군’?

실제 지리산에 살고 있는
공군 원 스타 출신 한 노인의 이야기다.
현재 살고있는 지리산 마천 일대의
산골 사람들에게 평판도 좋다는
Y 장군은 무슨 사연으로 산에 들어와 살고 있는걸까?

그는 월남전 참전용사다.
월남전에 갔다 온 전쟁의 상처가 컸다고 한다. 상처를 보듬고자 산에 들어와서 살았다는게 이유다.

그는 코브라 헬기를 모는 조종사로 월남전에 참여했다.
헬기에 장착된 20㎜ 기관포는 실탄을 1분에 700발 발사한다.
그는 이 기관포를 적군을 향하여 난사하는 전투를 치렀다. 피가 튀고 살이 튀고 사지가 해체되는 처절한 전투의 연속이었다. “아무리 전쟁이라고 하지만 사람 죽이는 게 처참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그는“전투 중에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내가 쏘지 않으면 내 동료들이 다 죽는다’는 생각뿐이었다.”
같이 월남에 갔던 조종사 13명 중 6명은 적군의 박격포 공격에 맞아서 죽고 7명만 살아서 한국에 돌아왔다. 사지가 떨어져 나가는 처절한 장면들이 수십 년 동안 따라다녔는데, 지리산에 들어와서 봉우리 수십 개를 넘는 종주 등반을 세 번째 하고 나니까 가슴속 응어리가 좀 풀리는 걸 느꼈다고 한다. 결정적 계기는 산골에서 밭을 매던 80대 할머니들과 나눈 대화였다. 결혼을 많이 한 할머니는 4번, 평균 2~3번 한 할머니들이었다. 빨치산과 토벌대의 총격전 와중에 남편이 계속 죽어 나갔던 것이다. 자식새끼는 딸려 있고 입에 풀칠하고자 또 남자를 만나 같이
살 수밖에 없었다.

호미로 밭을 매면서 험난했던 인생살이를 이야기할 때 Y는
그 할매들 담배에다 라이터로 불을 붙여 주는 동작만 할 수 있었다. 연달아 담배 2대를 피울 동안 할매들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다. ‘내 상처는 이 할매들 상처에 대면 새 발의 피구나!’ 할매들 살아온 인생 이야기 듣는 것이 입산한 Y의 치유였다.



상처없는 인생이 어디 있으랴...

하재일의 외투 詩처럼
상처는 못이고
그 못을 가리려 화려한
외투 한벌 거는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