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풍경

엿들은 게 죄로다(聞人過失) - 해질녁 계명대에서

藝河 옆지기 淸雲 2021. 12. 15. 10:32

엿들은 게 죄로다(聞人過失)

 

 

​장인과 사위가

아래, 윗방에서 각기 잠을

자게 되었다.

​밤중에 장인이 장모와

운우를 나누는데 흥이 무르익자

장인, 장모가 말했다.

​"나는 귀가 덮여진 듯이 정신이

멍멍하오."

​"나는 사지가 녹아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사위가 엿듣고 있을지도 모르니

조심하세오."

​이튿날 아침에

밥상머리에서 장인이 사위에게

훈계조로 말했다.

​"자네는 세속 사람들이

하는 실없는 말을 따라 하지 말고

삼가하게."

​"저는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만

듣는 사람의 과실로

그만 두 귀가 덮이는 것 같아서

정신이 멍멍하고,

사지가 녹아 없어지는 것 같으니

이를 어찌 합니까?"

- 옮겨온글 -